러닝·테니스로 갈아탄 2030 … 골프웨어 매출 '찬바람'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4. 9. 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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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스포츠웨어·용품 판매
올들어 두 자릿수 급성장에도
골프웨어 나홀로 제자리걸음
일부 브랜드 시장 철수하기도
러닝화는 오픈런에 품절 대란
아웃도어 패션도 일상서 유행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러닝화 매장(왼쪽 사진)이 고객들로 붐비는 반면 골프웨어 매장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김금이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불었던 골프붐이 2022년을 정점으로 사그라들면서 골프의류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반면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테니스와 달리기(러닝)에 대한 인기로 관련 의류나 용품 매장은 소비자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7층 스포츠관 매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로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특히 아디다스, 아식스, 나이키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 매장들은 러닝화를 착용해보거나 바람막이를 입어보는 손님들로 붐볐다.

러닝과 테니스를 즐기는 박 모씨(31)는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이키나 데상트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5층에 위치한 골프웨어 매장들은 브랜드 구분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젊은 층의 운동 트렌드가 골프에서 러닝, 등산 등으로 옮겨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러닝화와 아웃도어(등산), 테니스복 등 스포츠 패션 열풍으로 주요 백화점들의 관련 상품 매출이 고성장하는 가운데 골프웨어는 축소 또는 정체에 빠진 상황이다.

1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스포츠 상품군 매출은 주요 3대 백화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스포츠 성장률이 18.3%로 가장 높았고 현대백화점(15.3%), 롯데백화점(10%) 순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아웃도어 관련 브랜드 매출도 5~8% 성장했다.

최근 편한 아웃도어 패션이 일상복으로 널리 유행한 데다 러닝족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브랜드들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뉴발란스, 아식스, 온러닝 등 유명 러닝 브랜드의 인기 제품은 온라인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워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릴 정도다. 지난 7월 재단장해 문을 연 롯데백화점 본점 스포츠&레저관은 개장 첫날 아식스의 '젤카야노' 등 인기 모델을 구하기 위한 '오픈런'이 빚어지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골프웨어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2.2%), 현대백화점(1.1%), 롯데백화점(0%) 등 주요 3대 백화점 모두 정체된 모습이다.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젊은 층에서 골프붐이 불며 이들을 겨냥한 골프웨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2023년 골프장 내장객은 전년 대비 약 6%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줄어들면서 골프웨어 사업을 접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월 출시했던 '메종키츠네 골프'를 올해 봄여름(SS) 시즌을 마지막으로 철수했다. LF가 지난해 9월 선보인 미국 스타일 골프웨어 '랜덤골프클럽'도 1년도 안 돼 사업을 중단했다.

반면 온라인 기반의 가성비가 좋은 골프웨어 시장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스포츠와 레저에 특화된 브랜드인 젝시믹스의 골프의류는 지난해 연 매출 13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이상 급증했다.

젝시믹스는 고가 골프웨어와 달리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세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제품군을 빠르게 늘리며 중장년층과 남성 고객까지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엔 애슬레저 업계 최초로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골프 전문 특화 매장을 열어 주목받았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골프 카테고리 판매량이 2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 기반 골프웨어가 주로 입점해 있다.

골프웨어 업계에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시장을 노리는 모습이다. 특히 소득수준 향상으로 골프 인구가 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헤지스골프는 베트남에서 매장을 꾸준히 확장하며 상류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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