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푸드 … 뉴욕 가을 물들인 '한미동맹'

서효석 호국문화예술위 이사장
6·25 인천상륙작전 기념해
한미친선문화축제 첫 개최
센트럴파크서 韓문화 콘서트
"바둑으로 미국인 치매 예방"
첫 바둑대회 열고 직접 대국

지난 15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 야외 공연장 럼지 플레이필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기라성 같은 공연이 열리는 이곳에 바둑 두는 소리에 맞춰 오케스트라의 아리랑 연주가 흘렀다. 이어 맥아더 장군 사진이 무대 위로 올라가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노신사가 큰절을 했다.

큰절을 올린 주인공은 서효석 호국문화예술위원회 초대 이사장(편강한의원 대표원장). 서 이사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74년 전 9월 15일은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펼친 날"이라며 "이날을 기념해 미국의 심장 맨해튼에서 '제1회 한미친선문화축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센트럴파크 럼지 플레이필드에서는 하루 종일 한국을 알리는 문화 행사가 펼쳐졌다. 오전 바둑대회부터 한낮의 K팝과 K댄스 공연, 저녁에는 오케스트라 음악회가 대미를 장식했다. 점심시간에는 김밥과 라면 등 K푸드 시식회가 인기를 끌었다. 이날 음악회 총감독은 조수미 씨의 카네기홀 공연을 담당한 배종훈 감독이 맡았고 1500여 명이 들어찬 객석에서는 연신 박수가 터져나왔다.

서 이사장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문화를 통해 한미 양국 간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일반 대중으로까지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구해준 맥아더 장군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행사일을 정했다"면서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가 잊어서는 안될 역사를 알리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 이사장은 보은의 방식으로 바둑을 내세웠다. 그는 "바둑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미국의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둑협회장을 역임한 그는 "4000년 역사를 지닌 바둑이야말로 놀라운 두뇌 스포츠"라며 "알츠하이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바둑 상륙작전'이라고 명명했다.

센트럴파크에서 바둑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이사장은 "바둑대회 참가자 신청을 받으니 정원 150명이 순식간에 마감돼 폭발적인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센트럴파크 야외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음악이 펼쳐지는 가운데 서효석 호국문화예술위원회 이사장(오른쪽)이 문도원 바둑기사와 바둑을 두고 있다. 호국문화예술위원회

그가 올해 7월 8일부터 매주 월요일자 뉴욕타임스에 20회에 걸쳐 전면광고를 하는 주제도 '한미동맹'이다. 이번 한미친선문화축제는 물론 신문광고 비용도 대부분 서 이사장의 사비로 충당됐다. 지금까지 번 돈을 한미동맹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서 이사장의 이 같은 뜻이 뉴욕에도 통했다. 뉴욕시는 이번 행사 취지를 듣고 센트럴파크 럼지 플레이필드를 온종일 사용하도록 기꺼이 허가했다. 아울러 뉴욕주가 서 이사장이 미국인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닥터 서효석 데이(6월 26일)'를 지정한 것도 뉴욕시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몫했다. 서 이사장은 "내일모레 80세가 되는 나이에 회고하자면 미국과의 운명적인 관계를 지원하고 강화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앞으로 뜻이 있는 분들과 연합해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보은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를 마친 서 이사장은 음악회 무대에서 직접 문도원 기사와 함께 바둑을 두었던 바둑판을 뉴욕기원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바둑판은 이창호 국수와 조훈현 국수가 타이틀전 1차전을 치른 것으로 한국 바둑계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