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추석 '처음'…연휴 마지막날까지 '폭염 경보·열대야'(종합2보)
(경기=뉴스1) 최대호 김세은 김종서 남승렬 박제철 윤왕근 이시명 홍수영 기자 = 올 추석 연휴 내내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뙤약볕 더위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가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추석(秋夕)'이 아닌 '하석(夏夕)'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유지 중이다. 이들 지역의 한낮 체감기온은 33~37도를 보였다.
전남권 주요지점의 일 최고체감온도는 구례 36.6도, 광양읍 36.6도, 완도 36.3도, 봉산(담양) 36.2도, 해제(무안) 36.2도, 광주 34.5도 등이다.
경기는 31개 시군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그중 폭염경보 지역은 절반 이상인 18개 시군이다.
인천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전역에 경보가 발효됐다. 춘천과 철원, 영월, 정선군평지, 횡성, 원주, 홍천군평지 등 강원 7개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대전·충남 역시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폭염경보 지역이 확대됐다. 울산은 10년 만에 '9월 폭염특보' 상황을 맞았다.
귀경길에 오른 시민들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땀이 난다"며 이례적인 가을 폭염을 표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실제 추석 당일인 전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3.2도로 역대 추석 가운데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서울 기준 역대 9월 기온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추석(9월29일) 최고기온은 26.6도였고, 역대 9월 중 가장 기온이 높았던 날도 32.8도가 최고였다.
같은 날 대구는 36.1도까지 치솟았고 대전과 광주는 35.7도, 부산 33.8도, 강릉 32.7도, 인천 32.5도, 제주 30.9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웃돌았다. 광주와 전남 광양, 순천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9월 일 최고기온 1위를 갈아치웠다.
9월 열대야 현상도 기록적이다. 강원 춘천에서는 1966년 기상관측 이래 첫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지난 밤사이 춘천지역 최저기온은 25.1도였다.
같은 시간 원주 역시 25.4도를 기록하면서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지난 14일과 16일에 이어 이날까지 이달 들어 3번째 열대야다.
제주는 산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제주 주요 지점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6.9도, 서귀포(남부) 27.6도, 성산(동부) 26.8도, 고산(서부) 26.1도 등을 기록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들어 제주 북부 열대야는 72일째 발생했다. 기존 최장 기록인 2022년의 56일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서귀포는 65일, 성산 56일, 고산 48일로 모두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을 기록 중이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같은 더위에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추석인 17일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11명이 발생했다. 이로써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3611명으로 늘었다. 이는 작년 2802명보다 809명 많은 수치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3∼4시에 전체의 10.6%가 발생하는 등 오후인 12∼18시에 절반 이상(56.2%)이 발생했다.
충북 충주에 홀어머니를 둔 A 씨(40대)는 "올해 80세 되신 어머니께서 '평생 이렇게 더운 추석은 처음'이라면서 연신 '덥다'를 연발하셨다"며 "혹여나 폭염으로 인해 (어머니)건강이 나빠질지 걱정돼 성묘도 자식들만 다녀왔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친정을 다녀온 B 씨(40대)는 "친정집이 저층 빌라인데, 바깥에서 살펴보니 에어컨 실외기가 안 돌아가는가는 집이 없었다"며 "온 집안 식구 모두 반소매 차림인데도 요리할 땐 땀이 흘러 혼났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 폭염'은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모레(2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폭염특보는 점차 완화되거나 해제되겠다"고 전망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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