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시자 "가상자산 대중화 아직 미흡…블록체인 장점 살려야"
'검열저항성·보안성' 장점 살리고 대중적 니즈 충족해야 생존
(싱가포르=뉴스1) 박현영 기자 = "(블록체인 서비스를 설계할 때) 보통 두 가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탈중앙성을 희생시켜서 실용성을 확보하거나, 탈중앙성을 살리는 대신 실용성을 포기하거나. 그런데 우리는 둘 중 하나를 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탈중앙성과 실용성, 두 가지 다 챙겨야 합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상자산 콘퍼런스 '토큰 2049'에서 블록체인 업계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부테린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이미 초창기에서 벗어났다고 봤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5년, 이더리움이 나온 지 10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자산이 '사용가능(Usable)' 측면에서는 여전히 초창기에 있다고 했다. 모두가 가상자산을 사용하는 시대는 아직 오지 않은 탓이다.
그가 이 같은 상황을 실감한 건 2021년 아르헨티나에서다. 당시 부테린은 우연히 방문한 아르헨티나 커피숍에서 이더리움(ETH)으로 결제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커피숍이) 가상자산은 쓰지만, 탈중앙화 기술 자체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블록체인 서비스가 더 대중화되기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부테린은 가상자산 결제가 보편화되지 않은 원인부터 찾았다. 일단 수수료 문제가 가장 컸다. 그는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페이팔이나 웨스턴유니온이 얼마나 높은 수수료를 매기는지를 지적하면서 비트코인이 '미래 화폐'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정작 비트코인은 수수료가 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수수료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 부테린은 "옵티미즘, 아비트럼 같은 이더리움의 레이어2 블록체인들이 나오면서 수수료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롤업(블록체인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도 보안성이 높아지고 있고, 점점 활용 가능한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문제 외에 느린 거래 속도 또한 가상자산의 보편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부테린은 "2021년 아르헨티나 커피숍에서 결제할 때도 이더리움을 보내는 데 5분이 소요됐다"며 속도 역시 문제임을 지적했다.
단, 이 역시 이더리움개선안(EIP)-1559 도입 후 점차 해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도입된 EIP-1559는 '기본 수수료' 체계를 채택,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한 게 핵심이다. 수수료를 높게 지불하지 않아도 정상적인 거래 속도가 나오게 함으로써 거래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는 게 부테린의 설명이다.
수수료, 속도 등 기술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음에도 대중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부테린은 "애초에 대중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지 않는 궁극적인 이유는 기술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중앙화 서비스의 UX(사용자경험)가 탈중앙화 서비스보다 뛰어나고, 위챗페이 같은 서비스들이 더 쓰기 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중의 니즈를 충족함과 동시에, 블록체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부테린은 "위챗페이가 편리하지만 어디서든 위챗페이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국제적인 관계나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런 서비스를 쓸 수 없는 국가들이 많다. 가상자산은 그런 정치적 상황과 큰 관계가 없다는 걸 더 내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블록체인은 '디지털 콘크리트'와 같다. 공공 장부이자 공용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인터넷보다 훨씬 견고한 시스템이다"라고 했다. 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검열저항성, 해킹에 좀처럼 노출되지 않는 보안성 등이 블록체인만의 장점이라는 얘기다.
부테린은 "이런 장점은 가져가면서도 대중의 요구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오픈소스, 탈중앙화 가치 자체는 유지함과 동시에 대중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멀티시그'가 적용된 가상자산 지갑, 영지식증명 기술이 적용된 소셜미디어 등을 들었다. 부테린은 "영지식증명 기술이 적용된 소셜미디어는 사용자가 로봇이 아닌 '사람'이고,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프라이버시는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중앙성을 희생시켜서 실용성을 확보하거나, 탈중앙성을 살리는 대신 실용성을 포기하는 선택을 할 필요는 없다"며 "탈중앙성과 실용성, 두 가지 다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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