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길 추돌사고 중상자 치료 가능한 병원 없나요”…연휴에 분주한 중앙응급상황실
◆얼굴 다친 10대 충북에서 경기로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의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는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응급의료 공백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중증응급환자 전원을 위해 만들어진 ‘컨트롤타워’인 중앙상황실과 각 광역상황실에는 연휴 기간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전원요청이 들어왔다. 요청 건수는 15일 72건, 16일 76건, 17일 61건으로 직전주 일요일인 8일(38건)보다 크게 늘었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전보다 전원 의뢰된 환자를 수용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시키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동네 병·의원이 문을 닫는 연휴 동안 서울의 주요 상급종합병원에는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도 한때 환자가 몰리면서 10시24분쯤 응급실 앞에 도착한 구급차가 40분간 대기한 후에야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응급실로 옮길 수 있었다.
친척 어른들과 놀던 3살 조카가 갑자기 목을 움직이지 못해 응급실을 찾았다는 박모(49)씨는 진료가 어려울 수 있단 우려에 응급실 앞에서 다른 병원에 계속 연락을 돌리기도 했다. 강북삼성병원에선 ‘병상이 없다’고 했고, 서울성모·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응급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박씨와 아이 아빠는 두 번째 순서로 접수됐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응급의료현장에선 입원환자 격리 등으로 응급실이 마비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보다 응급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광역응급의료상황실 통한 전원 현황’ 자료를 보면 7월까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서도 전원될 병원을 찾지 못한 사례는 475건이었다. 전체 전원요청 건수 5306건의 9.0% 수준이다. 지난해 4.2%(112건)보다 2배 이상 높다. 응급환자 전원을 담당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코로나19 때보다 응급환자 전원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응급의료현장에선 추석 당일을 연휴 기간 응급실 운영의 최대 고비로 봤는데, 연휴에도 자리를 지킨 의료진 헌신 덕에 중증응급환자 대부분이 무사히 전원 완료될 수 있었다. 차명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은 “어려운 상황을 의료진과 소방 등 협조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차 실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응급실 의료진, 소방, 상황실 요원들은 명절 휴일을 온전히 쉰 적이 없다”며 “응급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주취자 난동이나 법적 책임으로부터 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이정한·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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