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물’ 다투는 포항과 광주, ACLE 첫 경기에서 엇갈린 희비
마지막 스퍼트에 돌입한 올해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선 우승이나 강등 뿐만 아니라 ‘윗물’을 노리는 경쟁도 치열하다.
단 3경기만 남은 정규리그 결과에 따라 파이널라운드A(1~6위) 진출자가 가려진다. 사실상 남은 1장이 걸린 싸움인데,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가 무너진 6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4)와 7위 광주FC(승점 40)의 양자 구도로 좁혀진 상태다.
포항이 여전히 유리하지만 긴장을 늦추기는 쉽지 않다. 포항이 정규리그 6전 전패라는 이례적인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포항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광주가 3승3패로 승점을 쌓으면서 승점차가 4점으로 좁혀졌다.
광주가 지난 13일 포항과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한 게 결정타가 됐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얼마든지 뒤집기도 가능한 상황이다.
두 팀의 엇갈린 희비는 한가위에 더욱 도드라졌다. 포항과 광주가 추석 당일인 17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는데, 결과와 내용 모두 분위기대로 나왔다.
포항은 중국 강호인 상하이 선화 원정에서 1-4로 대패했다. 포항은 후반 8분 조르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갑자기 수비가 무너졌다. 후반 19분 안드레 루이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후반 26분 말렐레에게 역전골까지 헌납했다. 후반 37분에는 페널티킥(PK)로 말렐레에게 추가골, 후반 39분에는 가오 톈이에게 쐐기골까지 헌납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경기 초반은 전방 압박으로 잘 풀어갔지만 첫 실점부터 급격히 무너진 게 패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반대로 광주는 일본 J리그 준우승팀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7-3으로 대파했다. 광주는 아사니가 3골 1도움으로 제 몫을 해냈고, 오후성과 베카, 이희균, 가브리엘까지 득점 행진에 가세했다. 요코하마가 주축 선수 일부를 빼는 로테이션을 가동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4골차 대승은 광주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정효 광주 감독이 “광주의 축구가 어떤 축구인지 아시아에 알린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한 게 광주의 상승세를 증명한다.
ACLE 여파는 두 팀의 남은 3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분위기를 결정지을 31라운드 대진운은 포항보다 광주에 유리하다. 포항이 2위 강원FC를 만나는 것과 달리 광주는 8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른다. 만약 포항이 강원에 지고, 광주가 제주를 이기면 두 팀의 승점차는 1점차로 좁혀진다. 포항과 광주의 파이널A 진출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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