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봐선 알 수 없는 KT 엄상백, ERA론 모를 알찬 투수 최대어

김현세 기자 2024. 9. 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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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엄상백(28)은 표면적 기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투수다.

엄상백은 올 시즌 규정이닝 투수 중 피홈런(26개)이 가장 많은 투수여서 이 역시 낮은 편은 아니나, 통상 ERA보다 FIP가 낮을 경우 수비의 도움이 저조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엄상백은 최원태(LG 트윈스), 임기영(KIA 타이거즈) 등 예비 FA 투수 중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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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엄상백(28)은 표면적 기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투수다. 그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ERA) 5.04를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승리를 쌓았지만, ERA는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19명 중 18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ERA만으로 그를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ERA보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4.87)이 낮다. FIP는 투수 책임이 큰 피홈런, 삼진, 볼넷을 대입해 계산하는 기록이다. 엄상백은 올 시즌 규정이닝 투수 중 피홈런(26개)이 가장 많은 투수여서 이 역시 낮은 편은 아니나, 통상 ERA보다 FIP가 낮을 경우 수비의 도움이 저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엄상백에게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피홈런은 많지만, 탈삼진 능력과 볼넷 억제력만큼은 리그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올 시즌 삼진/볼넷 비율은 3.81(9위)에 달하는데, 류현진(한화 이글스·4.13)에 이어 국내투수 중에선 2위다. 모두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 도입 이후 변화에 잘 적응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높은 공이 많아지면서 피홈런은 늘었지만, 높은 공을 보여주니 다음 공을 던지기 수월해져 삼진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좋은 내용으로 채운 투구가 늘수록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엄상백은 최원태(LG 트윈스), 임기영(KIA 타이거즈) 등 예비 FA 투수 중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개인 최다승(13승)처럼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기록은 물론 세부기록으로 속까지 잘 채워가고 있다.

포스트시즌(PS) 활약까지 더해질 경우 금상첨화다. 엄상백은 지난해 LG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PS 선발등판은 2022년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5.2이닝 4실점) 이후 2번째였다. 올 시즌 KT 토종 선발진의 중심을 잡은 투수답게 여세를 몰아 PS에서도 제 몫을 할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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