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Vs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핵심 쟁점 셋[이슈분석]
②이사회 장악에 2/3 참석주주 동의
③지분 7.8% 보유 국민연금 표심 향배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결국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만약 MBK·영풍이 공개매수를 통해 목표대로 최대 매수(14.61%)에 성공한다면 고려아연 지분 과반을 확보해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반대로 최씨 일가가 MBK·영풍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수 있다면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은 3가지다. 최씨 일가는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인지와 MBK·영풍이 이사회 장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호세력과 국민연금이 과연 어떻게 움직일지 여부다.
최씨 일가, 대항 공개매수 나설 듯
최씨 일가 측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항 공개매수란 말 그대로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로, 공개매수를 하는 주주와 반대편 주주가 기존에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시장법 제140조는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자의 특별관계자가 별도로 매수에 나서는 걸 금지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는 장씨 일가와 특별 관계자로 묶여 있다. 따라서 최씨 일가는 우선 오는 19일 공시를 통해 이 특별관계자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는 공식적으로 동업관계를 끝내게 된다”며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 주식을 별도로 매입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사회 장악은 또 다른 과제
만약 MBK·영풍이 공개매수를 통해 과반 이상의 고려아연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이사회 장악은 또 다른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MBK·영풍이 이사회를 새로 꾸리려면 기존 이사들을 해임해야 하는데, 해당 사안은 특별 결의사안으로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MBK·영풍이 확실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66%의 실질 지배력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반대로 최씨 일가는 이를 저지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도 수월하진 않을 전망이다. 정기 주주총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임시 주총을 열기 위해선 현 이사회가 결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인물들로 꾸려져 있어 MBK·영풍 측이 주총 소집 허가를 법원에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우호세력의 표심 향방이 이번 분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 이사회 장악인 만큼, 실제 보유 지분율보다도 주총에서 캐스팅보터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7.8%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을 포함한 현대차, LG화학 등 최씨 일가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주주들이 주총에서 기권표를 던진다고 가정하면, MBK·영풍이나 최씨 일가 중 약 40% 이상의 지분을 선취하는 쪽이 주총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산된다. MBK·영풍과 고려아연 양측이 현재 ‘적대적 M&A’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프레임 싸움을 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캐스팅보터들의 경우 경영권 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윤리적 명분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위법이라는 판단하에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MBK에 고려아연 지분을 넘기는 것이 상장법인 영풍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투자 배임 및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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