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끝나자 여야 대치···‘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19일 본회의 상정 유력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여야 대치 정국은 다시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해병대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 처리를 벼르고, 국민의힘은 본회의 보이콧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카드로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의료대란과 연금개혁 등 여러 민생 현안을 두고도 여야 입장차가 커서 잠시 고개를 들었던 협치 움직임은 다시 수그러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연휴가 끝나는 19일 본회의를 열고 지역화폐법과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1일 야당 단독으로 이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법안들을 추석 연휴 전인 12일 본회의에 올리려 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추석 연휴 의료대란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집중하자며 19일 본회의 개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지역화폐법과 두 특검의 본회의 통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민주당은 내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를 바로잡고 민생을 보살피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여사 의혹을 두고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이라며 “권력놀이 중인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밝힐 수 있는 건 이제 특검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최에 합의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강행 처리 태세에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여야가 이미 합의한 본회의 일정(26일)을 무시하고 내일 당장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여당과 국회의장까지 겁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조성하는 것은 다음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최 전에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본회의에 불참하고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 할 때마다 이같은 방법으로 대응해왔다. 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모든 수단이 열려 있다”며 “우 의장이 여야 합의 정신을 존중해 내일 본회의를 열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26일 본회의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과 방송4법(방송법 등 개정안), 노란봉투법(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을 재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뒤이어 채 상병·양평 고속도로·방송장악·동해유전 의혹 등 4개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두 특검 법안 통과와 거부권 행사, 재의결 이후 국정감사 기간이 온다”며 “국감에서 김 여사 등 정부 문제를 최대한 지적한 뒤 국조로 동력을 몰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화폐법과 두 특검법 본회의 통과를 시작으로 ‘여당 필리버스터-대통령 거부권-재표결-법안 폐기’가 반복되며 여야 대치는 다시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대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신속히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켜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대안이 없는 한 의사단체가 합류하지 않는다며 관망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연금개혁안과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각종 현안을 두고도 여야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필리버스터 등 부딪히는 동안에도 여야가 만나서 논의하는 건 깨지지 않았다”면서도 “문제는 만나도 답이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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