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추석 연휴 잇단 사건사고…강력범죄는 없어(종합)
교통사고 건수·사상자 감소, 경운기 사고로 2명 숨져
산단 내 화학물질 누출…각종 화재·조난 사고도 속출
벌초 중 온열질환 사망…여수 돌산 일대 36시간 단수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광주·전남에서는 살인 등 강력 범죄는 발생하지 않아 비교적 안정된 치안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전남에선 잇단 경운기 사고로 2명이 숨졌다. 화학물질 유출부터 화재, 해상·산악 조난, 온열질환 사망 등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살인 등 강력범죄 '0'…신변 비관 사망 잇따라
가정 폭력·교제 폭력·아동 학대 신고가 다소 늘었지만 살인·강도 등 주요 강력 범죄는 1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광주에서는 신변 비관으로 추정되는 사망이 잇따랐다. 연휴 첫날인 14일 오후 1시10분께 광주 북구 유동사거리 인도에서 몸에 불이 붙은 A(71)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성묘길에 가족 간 불화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오후 3시15분께에는 광주 북구 동림동 한 아파트 가구에서 B(77)씨가 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는 최근까지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가 추석 명절을 맞아 자택에서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B씨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한다.
전남경찰청도 올 추석 연휴 기간 중 하루 평균 112신고는 1754건으로, 지난해(2137건)와 비교해 17.9% 감소했다.
가정 폭력·아동 학대 관련 112신고 하루 평균 건수는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각각 31%와 24.3% 감소했다. 특히 살인 등 강력 범죄는 이번 명절 동안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교통사고 사상자 줄었지만…경운기 잇단 사망 사고
연휴 기간 중 광주에서 음주운전 교통 사고는 17일 오전 서구 마륵동 한 삼거리에서 발생한 SUV 단독 사고 1건에 그쳤다. 다친 SUV운전자는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당시 만취 상태로 확인돼 형사 입건됐다.
같은 기간 전남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64건에 그쳐 지난 추석(122건) 대비 47.5% 감소했다. 올 추석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명, 부상자 95명으로 지난해(5명 사망·222명 부상)와 비교해 줄었다.
명절 연휴 중 전남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경운기 운전자였다.
추석날인 17일 오후 해남군 문내면 내 농경지 주변 농로에서는 경운기를 몰던 70대 남성이 경운기와 함께 2m 아래로 추락, 숨졌다.
이날 오전에는 전남 장성군 북이면 야산으로 향하는 농로변에서 오른쪽으로 넘어진 경운기 아래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추석날 귀경길 고속도로 추돌사고로 극심한 차량 지·정체도 빚어졌다.
17일 오전 9시42분께 장성군 북이면 호남고속도로(천안 방면) 원덕터널 앞 4㎞ 지점에서 승용차와 SUV 등 차량 7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50대 운전자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다. 다른 6명도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1개 차선이 통제됐고 귀경 행렬과 맞물려 일대 교통이 2시간 가량 체증을 빚었다.
연휴 전날인 13일 밤에도 순천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 차량이 킥보드에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남성을 치어 숨졌고, 후속 차량 충돌 사고까지 나 2명도 다쳤다.
화학물질 누출 사고에 화재도
같은 날 오후 8시56분께 고흥군 두원면 한 주유소 내 사무실에서 불이 났으나 20분 만에 꺼졌다. 다행히 주유소 내 유류저장 시설 등지로 불길이 번지지 않았고 소방서 추산 740여 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났다.
15일 오후 9시40분께에는 광주 남구 진월동 한 아파트 4층 세대에서 불이 나 20분여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입주민 9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이송됐고 같은 동 주민 5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집기류가 타 소방서 추산 2970여 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났다.
17일 오후 2시36분께 해남군 삼산면 양봉 시설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2시간29분만에 꺼졌다. 목조 양봉시설 3개 동과 꿀벌·꿀 상자 등이 모두 타 소방서 추산 4690여 만원 상당 재산피해가 났다.
16일과 17일 광주에서는 택배 차량과 1t 트럭에서 불이 나 각기 2200여 만원과 800여 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나기도 했다.
광주·전남 소방 당국은 각 화재 현장에서 정확한 화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상·산악 조난 잇따라…1명 사망
해경은 F씨가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도중 떠내려간 어망을 건지려다 물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께 여수시 남면 금오도 해안가에서는 해상 레저 활동인 스노클링을 즐기던 30대 여성 2명이 조류에 휩쓸렸다. 이들을 구하고자 바다에 뛰어든 지인 20~30대 남녀 3명도 함께 표류했다.
해경은 경비함정을 급파, 바다에서 표류 중인 일행 5명을 발견하고 18분 만에 무사 구조했다. 이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어 귀가했다.
14일 오후 5시43분께에는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내 독실산 중턱에서 섬 산행 중이던 60대 등산객 2명이 조난 신고를 했다. 이들은 야간 수색에 나선 경찰·주민에 의해 2시간30분여 만에 큰 이상 없이 무사 구조됐다.
벌초 중 온열질환 사망·벌 쏘임, 단수 불편도
역대 가장 무더운 날씨에 벌초를 하던 성묘객이 온열질환으로 숨지기도 했다.
연휴 전날인 13일 오후 4시56분께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30대 성묘객이 벌초를 마치고 쉬던 중 쓰러졌다. 탈수·심정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연휴 전날인 13일부터 전국 통계가 나온 17일까지 전남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0명(사망자 1명), 광주는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폭염에 활동이 왕성한 벌에 쏘이는 사고도 연휴 중 잇따랐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무더운 날씨 속 귀성객과 관광객이 몰린 여수 돌산·율촌면 15개 마을 1600여 가구는 단수로 불편을 겪었다.
물 사용량이 지난 추석 연휴보다 15% 급증, 정수장 수위가 낮아지면서 발생한 단수는 지난 16일 오후 3시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36시간 동안 이어졌다. 단수 기간 중 여수시는 생수 보급, 살수차 운영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이 밖에도 15일 오후 광주 한 아파트에서 손가락 한 마디가 잘린 40대 남성이 가장 빠르게 접합 수술이 가능한 전북 전주 소재 전문 병원으로 이송, 2시간여 만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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