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만 못 한 아이폰16…애플만이 아닌 삼성에도 적신호?

이재연 기자 2024. 9. 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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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6의 저조한 사전 판매 실적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6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거래일보다 2.8% 떨어진 데 이어, 17일에도 하락세로 출발해 0.2% 상승한 수준에 마감했다.

애플의 저조한 성적은 스마트폰 산업의 측면에서도 가볍지 않은 함의를 지닌다.

애플이 주춤한 사이에 삼성이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으나, 시장 전체가 쪼그라들면 이것도 여의찮을 공산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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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판매, 아이폰15 때보다 감소 추정
스마트폰 시장 위축·중 공세 강화 신호

애플 아이폰16의 저조한 사전 판매 실적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개별 회사의 부진을 넘어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심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도 더욱 긴장해야 할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대만 티에프(TF)인터내셔널증권의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궈밍치는 아이폰16 시리즈의 사전주문 판매량이 약 3700만대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6일(현지시각) 냈다. 이는 사전주문 시작 이후 첫 주말까지 포함한 지난 13~15일 실적으로,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의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약 13% 적다.

특히 고가 모델인 프로 시리즈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궈밍치는 그 이유로 “‘애플 인텔리전스’가 바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애플이 올해 공개한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완성된 버전은 내년에야 아이폰에 적용될 전망이다. 다음 달 정식 출시되는 건 현재 베타 버전으로 풀려 있는 일부 기능에 한정된다.

시장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16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거래일보다 2.8% 떨어진 데 이어, 17일에도 하락세로 출발해 0.2% 상승한 수준에 마감했다. 자산운용사 밀러타박플러스의 수석전략가 매튜 말리는 “애플 주가가 유의미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장기적 하락세를 점치기도 했다.

애플의 저조한 성적은 스마트폰 산업의 측면에서도 가볍지 않은 함의를 지닌다. 산업 성장세의 정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플래그십 1위 사업자마저 부진이 가시화한 탓이다. 최근 수년간 스마트폰 산업은 기술 발전이 점차 한계에 다다르면서 신제품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소비자의 제품 교체 주기도 길어지는 현상을 겪어왔다. 전 세계 출하량도 2017년께를 기점으로 대체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왔다. 산업이 이처럼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 통상 경쟁의 초점이 기술에서 가격으로 옮겨가곤 하는데, 실제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더욱 거세지는 중이다. 애플이 이번에 아이폰16의 가격을 동결한 것도 염두에 둘 만한 대목이다.

삼성전자 같은 경쟁사 입장에서는 기회보다 위기에 가까운 상황인 셈이다. 애플이 주춤한 사이에 삼성이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으나, 시장 전체가 쪼그라들면 이것도 여의찮을 공산이 높다. 삼성은 폴더블폰이나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로 정체 국면을 타개한다는 전략이지만 이 또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앞서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 출하량 증가율이 지난해 25%에서 올해 11%로 내려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싼 가격과 내구성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 원가경쟁력 우위를 점한 중국 업체의 추격이 더욱 끈질겨질 가능성도 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를 보면, 중국 샤오미의 올해 2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2% 불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비보와 오포, 아너, 화웨이도 모두 10위권에 포진했다.

애플의 부진은 삼성 반도체 입장에서도 비보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인공지능발 호황으로 가파르게 뛰었으나, 스마트폰과 컴퓨터(PC) 같은 전통 아이티(IT) 쪽의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한 상황이다. 아이티 수요 위축의 장기화가 확실시되면 반도체 경기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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