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어떻게 사냐고 해”…강화군민 북 확성기 불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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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는 북한과 마주 보는 서해 최접경지다.
당산리 이장 안효철(66)씨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최근 이어지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 소음은 지난 7월 말부터 접경지역 모든 지역에서 이어졌다.
모든 접경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소음이 들리지만 강화군에서 더 크게 들리는 이유는 강화도와 북한의 거리가 1∼3㎞ 정도로 가까운 데다 산과 같은 장애물이 중간에 없어서 소음이 민간지역까지 넘어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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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강화군을 찾은 사람들은 이 소리를 사이렌 소리로 알고 일 터진 거 아니냐고 그래. 그러면서 여기서 어떻게 사냐고 물어보더라고”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는 북한과 마주 보는 서해 최접경지다. 당산리 이장 안효철(66)씨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최근 이어지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안 이장은 “처음에는 며칠만 소음을 내보낼 줄 알았는데 그게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며 “추석이라도 한여름 날씨이지 않나. 문을 열어놓으면 소음이 들리니까 문을 꼭 닫아야 하는데, 더위 때문에 24시간 에어컨을 틀어놔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이장은 “손녀딸이 초등학교 1학년인데 새벽 3시까지 잠을 못 잔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편지라도 써서 보내겠다고 한다”며 답답해 했다.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 소음은 지난 7월 말부터 접경지역 모든 지역에서 이어졌다. 이 소음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송출하는 것으로 사이렌, 북·장구 소리 등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24시간 동안 멈춤과 재생을 반복하는데 소음 크기가 전화벨 소리에서 최대 전철소음 정도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소음 강도가 심해졌는데 안 이장은 자신의 집 근처에서 소음 측정을 했을 때 85데시벨이 나왔다고 한다.
모든 접경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소음이 들리지만 강화군에서 더 크게 들리는 이유는 강화도와 북한의 거리가 1∼3㎞ 정도로 가까운 데다 산과 같은 장애물이 중간에 없어서 소음이 민간지역까지 넘어오기 때문이다. 인천시 조사 결과 북한과 인접한 강화군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주민들의 피해가 큰데, 3개 면의 전체 인구 8800여명 중 약 52%인 4600여명이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주민들은 대남 확성기 소음이 대북 풍선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한다. 양사면 주민 박아무개(69)씨는 “우리가 풍선을 계속 날려대니까 북한에서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민원을 넣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그냥 있을 뿐”이라며 “그나마 우리 집은 안에 들어와 있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 데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소음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강화군 송해면 일대를 찾아 피해 상황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들어보니 주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고 있는지 확인이 된다”며 “주민들의 소음피해가 지속하지 않도록 국방부와 행정안전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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