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하의 시간' 왔다…한국은행 금리 인하는 언제?
글로벌 '금리인하의 시간'이 도래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진다.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가계부채 상황에 좌우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 캐나다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2일 정책금리를 지난 6월에 이어 두번째 인하했다. 3가지 정책금리 중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65%로, 한계대출금리를 연 4.50%에서 3.90%로 각각 내렸다. ECB는 시중은행이 ECB에 하루짜리 단기자금을 맡길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DFR)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짠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지난 4일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다음달에도 추가로 금리를 내릴 전망이다. 지난달 금리인하를 시작한 영국중앙은행(영란은행)은 오는 11월 추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달 잭슨홀미팅에서 "정책조정(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2년여 만에 한은과 정부의 목표 지점(2%)에 안착했다.
또다른 변수인 환율도 최근 안정세다. 한때 1400원선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29.5원(9월13일 오후 3시30분 기준 종가)까지 내려왔다. 절대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지만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다소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부동산발(發) 가계부채 급증을 경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섣부른 금리인하가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단 점을 우려한다.
지난달 금통위 당시 한 위원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앞서 완화된 금융 여건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취약성과 맞물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 안정, 중장기적인 성장 그리고 구조개혁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은 더욱 높아졌다. 이는 정책금리의 경로를 물가와 성장을 고려할 때 보다 좀 더 높게 운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달 들어 5영업일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절반 정도로 규제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지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실히 잡히지 않을 경우 한은의 금리인하 피봇 시점이 10월이 아닌 11월로 또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 시차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는 내수와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면서도 "금융안정 측면에서 보면 주택가격 상승에 연계된 가계부채 비율이 금융부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고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금리인하가 성장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은 65%로 집계됐다. 스몰컷(0.25%포인트 인하) 관측(35%)을 크게 앞선다.
이와 관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회의)를 열고 FOMC 결과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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