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연휴 마지막 날까지 의료계 협상에 총력···이번 주 내 협의체 출범 어려울 듯

민서영·문광호 기자 2024. 9. 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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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추석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서울 종로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의료계와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등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의료대란이 길어지며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여당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한 대표와 지도부 인사들은 정부와 야당의 유연한 입장 변화를 촉구했지만 이번 주 내 협의체 출범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대표는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석 연휴 동안 여러 의료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료계의 입장을 듣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오늘도 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시간이 주는 절대적 마법 같은 것이 있으니 많은 어려운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런데 지금 의료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그대로 둔다면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고, 더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제가 만난 의료계 인사들도 하나같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고 해결책을 찾기를 원하고 있었다”며 “저는 그런 입장과 건설적 제안을 어렵사리 만들어지는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국민께서 들으실 수 있도록 국민을 향해 직접 해달라는 요청을 드렸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와 야당도 더 적극적으로 더 유연한 입장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여당도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를 비롯해 당내에선 의사 출신인 한지아 수석대변인 등이 추석 연휴 내내 물밑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길어지는 의료대란으로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당과 한 대표 지지율까지 하락하면서 ‘한동훈 지도부’는 조바심을 내는 분위기다.

친한동훈(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기 때문에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데 동반 상승으로 이끌 동력은 어디서 나올 것인가”라며 “당정이 다 심기일전을 하고 분발해야겠지만 당이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한 대표에게 대통령실에서 우호적 차별화를 용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에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질책도 나왔다. 신 부총장은 지난 1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2025년 증원 백지화’를 두고 한 대표와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해 “산통을 깼다”며 “한 총리가 그럴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정부와 차별화를 꾀해 의정갈등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여당의 시도는 답보 상태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의료단체는 단체별 입장이 있어 특정할 수는 없고 여러 의료단체와 순차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9일까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과 정부는 조율이 어느 정도 된 상태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전제조건을 달지 않으면 가능할 듯”이라고 전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에선 저희 여당의 노력에 굉장히 고마워했고 협의체 통해 대화가 필요하단 것도 공감하지만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선 조금 불만이 있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가 증원 백지화나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대한의사협회(의협)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주요 의료 단체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고, 이들 단체 없이는 협의체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19일 본회의에 민주당이 쌍특검법 등 쟁점법안 상정을 예고한 가운데 정쟁 국회에서 협의체 출범을 둘러싸고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적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협의체 구성에 대해 “(물밑 상황을) 듣고는 있지만 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며 “너무 정쟁 정국이라 민주당에선 의료대란이 점점 더 문제가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도 연일 협의체 구성에 부정적 입장을 내고 있다. 이미 의협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한데 이어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SNS에 “언론에서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했다”며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 대표와 소통한 적 없다.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직 전공의들과의 개별적 접촉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다시 한번 협의체 참여를 촉구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의 일원”이라며 “이제라도 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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