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출국·환승구역 마약 단속 장비 없다…“우연히 발견 123건”

박준철 기자 2024. 9.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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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과 달리 출국·환승땐 단속 없어
판독 미흡에 칼·실탄 도착공항서 적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에서 입국 때만이 아닌, 출국과 환승과정에서도 마약이 적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국장에서는 마약류 반입을 막기 위해 세관의 X-레이 검사와 마약탐지견 등이 동원돼 마약을 적발하지만 출국·환승은 마약을 적발하기 위한 단속 장비가 없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국회의원(전북 익산갑)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세관인계물품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8월 31일까지 인천공항 출국·환승과정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123건으로 밝혀졌다. 2019년 4건, 2020년 1건, 2021년 1건, 2022년 17건, 2023년 48건, 2024년 8월까지 52건이다.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출국할 때 마약류를 소지한 한국인이 6명이며, 미국인이 71명으로 가장 많다. 인천공항을 통해 제3국으로 가는 환승과정에서 적발된 것이 72%(88건)이며, 나머지는 출국과정에서 적발됐다.

마약류는 입국과정에서 세관의 X-레이 검사에서 적발되는 게 일반적이다. 관세청은 마약류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담수사팀은 물론 마약탐지견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출국·환승 때는 마약류 적발을 위한 별도의 절차가 없다. 기내반입 금지물품을 식별하는 보안검색이 전부이다.

보안검색 과정에서 휴대 물품과 위탁수하물을 X-레이 등으로 판독하다가 우연히 마약을 탐지해 적발하는 상황이다.

출국장에서의 세관신고는 외화 반출을 사전에 신고하는 것이고, 보안검색은 폭발물과 인화성 물질, 무기류 등 기내 반입이 금지된 위해물품을 적발하는 게 주 임무이다.

결국 어떻게 국내에 반입됐는지 모르는 마약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외국으로 나가거나,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를 갈아타다가 보안검색 과정에서 마약을 적발하는 셈이다.

한편 이 의원은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의 X-레이 판독도 미흡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인천항 보안검색요원들의 판독 실수로 보안검색 이후 외국공항에 도착해 실탄과 과도, 커터칼, 접이식칼 등이 적발된 사례가 2019년 2건에서 2023년에는 4건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출국·환승 과정에서 올해만 52건의 마약류가 단속됐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법무부, 관세청과의 협의를 통해 출국이나 환승하는 과정에서 마약류를 적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국회의원. 이 의원실 제공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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