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광주 부동산 침체 ‘여전’…“금리 인하 vs 대출 규제가 회복 변수”

윤주성 2024. 9. 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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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최현웅 사랑방미디어 과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99RwZzL0TqI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추석 연휴가 지나면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요. 수도권은 집값이 오르고 거래량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지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최현웅 사랑방미디어 과장 연결해서 광주 지역 부동산 시장 현재 상황은 어떤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현웅 사랑방미디어 과장 (이하 최현웅):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광주 지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아파트는 물론 상가나 토지 등의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겼다는 소식 한두 달 전에 저희가 전해드렸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최현웅: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매월 100여 건씩 꾸준히 아파트 매매 거래가 증가해 왔습니다. 최근 5년 통계치보다는 여전히 침체 수준이기는 한데요. 그래도 높은 금리 수준이 여전하지만, 가장 높았던 때에 비하면 시중 금리가 점진적으로 내려갔고요. 신생아 특례 대출 같은 정책 시행에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증가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됩니다. 다만 이 거래 회복 흐름이 6월부터는 다소 바뀌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여름이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비수기이기는 했는데요. 올해는 특히 역대급 폭염으로 큰 영향을 받은 모양새입니다. 8월 거래량도 아직 집계가 덜 되긴 했지만, 현재 추이를 보면 7월에 비해서 더 적은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거래가 좀처럼 회복에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가격도 여전히 약세입니다.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도 작년 12월 이후에 7월까지 계속 마이너스가 지속되면서 침체 상황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 윤주성: 광주 지역 5개 구별로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 최현웅: 5개 자치구 모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7월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 데이터를 보면 전월에 비해 동구가 -0.21%, 서구가 0.04%, 남구가 -0.21%, 북구 -0.06%, 그리고 광산구도 -0.28%의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동반 약세를 보였습니다.

◇ 윤주성: 구별로 가격 하락률의 차이가 나는 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까요?

◆ 최현웅: 최근 흐름만 보면 동구와 남구 그리고 광산구의 하락 폭이 조금 더 커질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자치구의 가격 변동률은 매월, 매달마다 변동성이 커서 7월 수치만 가지고 특별히 이곳들의 아파트 가격이 앞으로도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동구와 남구는 아파트 평균 가격이 지금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비싸거든요. 그래서 이들 자치구의 하락이 계속된다면 광주 전체의 가격 약세를 앞으로도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 윤주성: 서울 같은 경우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시행으로 전세 매물은 줄고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광주 지역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최현웅: 이번 달부터 대출 규제가 다시 강화되면서 잠깐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급격한 상승을 보였습니다. 주요 원인은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이었는데요. 작년부터 빌라 전셋값 문제가 커진 후에 빌라에서는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에 빌라 전세 수요 상당수가 아파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은 아파트가 아닌 연립 다세대나 단독주택 같은 소위 빌라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이 56%에 육박하기 때문에 이들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하면 상당한 전세 매물 소진과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셋값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매매 가격도 오르게 됐고요. 거기다 서울은 최근 주택 공급 감소 이슈가 불거지면서 또 상승하기 전에 아파트를 지금 매수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매매 가격이 급속도로 올랐는데 대출 여건도 이번 달부터 악화되어서 다시 전세로 수요가 옮겨가는 듯합니다. 다만 광주는 서울과는 앞서 두 원인에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광주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그만큼 빌라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도 28%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광주도 전세사기로 고통받은 분들이 계시기는 하지만, 서울만큼의 아파트 전세 수요 이동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광주는 향후 아파트 공급 예정량도 적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광주 전셋값은 큰 변동 없이 비슷한 흐름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 윤주성: 얼마 전에 저희가 분양 시장 같은 경우 꽁꽁 얼어붙은 바가 있다고 전해드린 바가 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최현웅: 광주 신축 분양 상황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중입니다. 최근 몇 년 상황을 잠깐 말씀드리면 광주의 신축 분양은 지난 2019년에 가장 활발했습니다. 이때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40:1에 육박을 했는데요. 그러다 2020년에 30:1로 줄어들었고 또 조정 대상 지역 규제가 시작된 2021년에 18:1로 떨어졌다가 작년에 규제가 해제됐음에도 6:1을 기록한 후에 올해 9월 현재는 2:1 정도로 극도로 부진합니다. 광주 미분양 물량도 최근 2년 사이에 많이 증가했습니다. 7월 기준으로 2022년에는 198세대 정도가 미분양으로 국토부에 신고가 됐는데요. 작년에는 698세대, 그리고 올해에는 1,370세대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미분양 신고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실제 이 미분양 물량이 더 많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 새로운 분양 공급이 줄어서 그사이 기존 미분양 물량 중 일부가 주인을 찾은 것 같습니다. 미분양 통계가 6월에는 광주가 1,720세대까지 올랐다가 7월에는 다소 줄어서 1,370세대입니다.

◇ 윤주성: 이렇게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광주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분양 전망 지수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하반기 분양 시장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최현웅: 우선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9월의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를 보면 광주의 지수가 66.7로 전남과 함께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원인은 역시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인데요. 미분양이 급증하게 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청약을 시도하려는 수요가 많이 줄었어요. 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가 시작됐고 또 코로나 이후에 급속도로 오른 시공비에 맞물려서 분양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거주 주택의 가격은 계속 하락 중이고요. 이런 상황 때문에 84제곱 아파트가 7억 원을 넘나드는 최근의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청약 신청 엄두를 못 내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이렇게 청약 수요가 줄어든 와중에 작년부터 올해까지 분양 공급은 급증했는데요. 국토부 통계 기준으로 광주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22년에는 4,000가구 정도였다가 작년에는 9,200가구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해는 아직 5월 누적 통계 기준인데도 벌써 1만 2,000가구를 넘었습니다.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각종 규제와 코로나 때문에 신축 공급이 부진했었는데 작년부터는 민간 공원 아파트나 재개발, 재건축의 대단지 분양이 시작되면서 단기간에 공급이 몰린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남은 하반기 동안은 새로운 분양 공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사이에 기존에 있는 미분양 현장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는데 점진적으로나마 주인을 찾는 집들이 늘어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윤주성: 올해 하반기 지역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최현웅: 회복 요인과 하락 요인 두 가지로 나눠서 각각의 변수들을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먼저 회복 요인으로는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미국이 먼저 일단 인하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시기를 봐서 인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거기에 매년 입주 공급량도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라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 준신축급 아파트부터 또 거래가 증가할 가망성이 있습니다. 하락 요인으로는 9월부터 정부가 대출 총량을 조절하기 위해서 대출 규제를 다소 강화한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주택 가격은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가 붙어야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데요. 지금은 늘어난 가계대출 때문에 대출 규제가 강화되어서 투자 목적의 대출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거기에 내년 입주량은 적지만 내후년인 2026년부터 입주 공급량은 다시 증가할 예정이라서 투자 수요가 지금보다 더해지기는 어려운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 회복 요인과 하락 요인 두 가지 요인 중에 어느 것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서 내년 상황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광주의 8월 주택 소비 심리는 7월보다는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통계 지표가 명절 연휴 이후에 현실화되어서 실제 거래량에 반영될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들어보니까 수도권은 집값이 오르고 거래량이 되살아나는 데 반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수도권과 지역의 부동산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 최현웅: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아파트의 중위 매매 가격을 보면 7월 기준으로 광주는 2억 1,900만 원인데 서울은 8억 6,700만 원입니다. 최근 광주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지만, 서울은 계속 오르면서 그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어요. 광주와 서울이 생활 수준이 차이가 나는 만큼 광주 주택 가격이 서울처럼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수도권과 광주 간 가격이 양극화가 심화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사회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모든 인프라가 서울과 수도권에 쏠려 있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큰 문제입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작년에 광주 인구 유출이 2022년에 비해서 1만 1,000명이나 빠져나갔는데 다른 지방 광역시들이 2,000명에서 9,000명 수준으로 인구가 유출된 것에 비해서 더 많은 수가 광주를 빠져나갔습니다. 앞으로 계속 인구가 줄고, 가구 수 증가 폭도 둔화된다면 아파트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역의 발전이 더뎌지고 삶의 질이 정체될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인프라의 지방 분산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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