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불황·의정갈등 '삼중고'…광주·전남 추석 민심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추석 명절 연휴를 맞아 지역구를 살핀 광주·전남 정치권은 끝을 모르는 불황에 지치고 분노하는 민심과 맞닥뜨렸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물론이고, 총선이 끝나고도 '강대강' 대치 속에 좀처럼 현안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는 여야 정치권에도 위기의식을 갖고 민생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컸다.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0·16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전남에서 조국혁신당이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내다볼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은 물론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관심사로도 떠올랐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조국 대표의 등판으로 조국혁신당의 인지도가 오르고는 있어도 결국 지역 발전을 위한 힘을 가진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클 것으로 전망했지만, 조국혁신당 측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다고 상반된 여론을 전했다.
주철현(전남 여수갑)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은 18일 "비례정당이 아닌 군수를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내 지역을 발전시킬 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며 민주당 지지세가 크다고 전했다.
이개호 (민주당·전남 담양 함평 영광 장성) 의원도 "조국혁신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지역 정치 판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당과 인물을 볼 때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일부에서는 재선거 경쟁 열기가 야권 분열로 이어져 정권 교체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국혁신당 신장식(비례) 의원은 "조국 대표와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호남에도 경쟁이 필요하니 잘해보라는 응원이 많았다"며 "국민의힘에 어부지리를 줄 우려도 없는 지역인 만큼 새바람을 일으켜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해달라고도 하셨다"고 밝혔다.
같은 당 서왕진(비례) 의원은 "군수가 비리로 사퇴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되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공천은 구태이자 오만함을 보여줬다면서 악순환을 끊을 깨끗한 후보들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전했다.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발표 후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아집과 여야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민형배(민주당·광주 광산을) 의원은 "의정 갈등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국정 파탄만 계속하는 윤석열 정권에도 분노를 표출하셨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용산도 리더십이 없고 무능하지만 민주당도 다수당으로서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광주 정치인들이 당내에서 자리매김해 민생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지역 여당 인사들 역시 경기 침체 장기화와 의료 대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도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정부에 협력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지금보다 나은 정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민주당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정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은 "경기 불황과 응급의료 대란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이었다"며 "여야가 의정 협의체에 조건 없이 참석해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고물가·고실업의 악순환을 해소해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은 "광주 민간·군 통합공항 이전과 전남 국립 의과대학 설립 등에 대해 국회의원과 단체장 의석을 100% 가진 민주당 내부에서 조정조차 못해 한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지역 정치에 경쟁 구도가 필요한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말씀들을 하셨다"고 밝혔다.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폭염까지 덮치면서 서민들과 농어업인들의 몸살을 앓고 있다는 여론도 컸다.
박지원(민주당·전남 해남 완도 진도) 의원은 "전복·광어가 폐사하고 해남 배추도 말라비틀어진다"며 "특히 정부가 지난해 쌀값 (80kg당) 20만원을 호언장담했지만, 값은 폭락하고 아직도 올해 수매가를 발표하지 않아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삼석(영암 무안 신안) 의원도 "대통령의 쌀값 유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한우산업 지원법안도 무산돼 분노하고 있다"며 "벼는 고개를 숙이지만 정부·여당은 농민을 외면하고 고개가 뻣뻣하다며 원망하는 민심이 크다"고 전했다.
양부남(광주 서구을)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 정치인들 그만 싸우고 민생경제 살려달라는 얘기가 주를 이뤘다"며 "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니 마중물이 되도록 민생회복지원금이나 지역사랑상품권 정부 지원법을 통과시켜달라는 분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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