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주민의 희미한 목소리 “살려주세요”…짜장면 먹다가 사람 구한 경찰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휴일에 집에 머물던 한 경찰관이 화장실에 갇혀 공황장애가 온 이웃의 희미한 구조요청 소리를 듣고 그를 구했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 소속 경찰관 조계현 경장은 지난 12일 오후 1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주택가에서 한 남성을 구조했다.

당시 조 경장은 휴무일을 맞아 집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희미한 남성의 구조요청 소리가 들려왔다.

조 경장은 이것이 환청인 줄 알았으나, 1~2분 간격으로 신음이 몇 번 더 들려오자 위험한 상황임을 알아차렸다.

그는 곧바로 창문을 열어젖히고 “거기 누구 계세요? 무슨 일 있어요? 어디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공중에서 희미하게 “여기 화곡동 ○○○… 4층…” 소리가 들려왔다.

여러 번 되물었지만 상대방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목소리도 점차 꺼져가고 있었다.

조 경장은 집 밖으로 나가 소리가 나는 방향을 찾아 달렸다. 골목 사이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들려오는 소리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한 빌라 앞에 도착해 4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혹시 도움이 필요한지 묻자 문틈 사이로 힘겨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 경장 집에서 90m가량 떨어진 집이었다.

조 경장은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금방 들어가 확인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남성을 달랬다.

이윽고 간간이 대답하던 목소리마저 끊기자 남성의 부모님에게도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곧이어 도착한 소방대원이 문을 강제로 개방해 화장실에 갇혀 있던 남성 A씨(26)를 구조했다.

당시 집안 화장실 문이 낡아 문밖에서 잠겨버린 상황이었다. 화장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황 상태가 찾아온 듯했다.

조 경장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창백한 상태였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조 경장은 “직업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다 보니 좀 더 세심하게 들었던 것 같다”며 “제가 먼저 들었을 뿐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