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 증폭 여파?”…서울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량 ‘쑥’

<연합뉴스>

올해 3분기 들어 서울에서 재건축이 가능한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30년 초과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21.2%에 육박했다.

올해 1분기에는 30년 초과 거래 비중이 18.8%, 2분기는 17.8%였던 것에 비해 3분기 들어서는 거래 비중이 대폭 증가하며 20%를 넘어선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 지수를 보면 7월 기준 20년 초과는 94.6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다. 5년 이하 신축과 5년 초과 10년 이하는 각각 98.1로 나타났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공사비 급등과 정비사업 지연 등으로 신축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란 말이 회자됐을 정도다. '얼죽신'은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많아지고 수익성이 떨어져 지은 지 3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보다는 신축아파트 매입을 선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3분기 들어 30년 초과 거래가 증가한 것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신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8·8 대책'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을 만들어 정비사업 기간을 줄이고 용적률을 높여 수익성을 향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도 노원구 등 강북지역 재건축 지원을 위해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 비율을 축소하는 등의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만 경기도의 경우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었다. 경기도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1분기 13.9%, 2분기 16.1%, 3분기 18%를 기록했다.

30년 초과 아파트 거래는 1분기 10.2%에서 2분기 9.8%, 3분기 9%로 줄었다. 같은 기간 21년 초과 30년 이하 비중은 각각 33.6%, 32.3%, 30.6%로 집계됐다.

1기 신도시 중 분당을 제외하면 재건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반영되면서 신축으로 수요가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