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소음 때문에 K팝 콘서트 등 취소

김세훈 기자 2024. 9. 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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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롤 G. UPI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계획된 콘서트들이 잇따라 중단됐다. 주민들이 소음과 교통 체증 등 불만을 강하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디애슬레틱은 18일 “2024년 5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포함해 여러 대형 콘서트가 열렸으나, 이 과정에서 소음 허용치를 초과한 경우가 발생하며 불만이 증가했다”며 “주민들의 지속적인 항의로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콘서트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K-pop 행사인 뮤직뱅크를 비롯해 12월에 계획된 여러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향후 추가적인 소음 저감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세 마누엘 파레데스는 ‘베르나베우로 인한 피해자 협회’ 대변인이다. 이 단체는 소음 문제에 대해 레알 마드리드와 맞서 싸우고 있는 주민 모임이다. 파레데스는 “우리는 작은 개미에 불과하다”라고 표현하며, 레알 마드리드, 미국 회사인 레전드, 투자 펀드 식스 스트리트와 같은 거대한 조직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은 최근 10억 유로(약 1조 4750억원) 이상을 들여 리모델링됐다. 새로운 지붕과 함께 축구 경기 외에도 콘서트나 다른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기 위함이었다. 지붕을 가변식으로 바꿨지만, 완전히 닫히지는 않는 구조다. 올해 여름 동안 테일러 스위프트, 멕시코 가수 루이스 미겔, 콜롬비아 레게톤 가수 카롤 G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베르나베우에서 공연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음 외에도 쓰레기 투척, 건물 파손, 공공장소에서 음주 및 구토, 그리고 소변 등의 오염이 발생했다.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 도심 북쪽에 위치한 주거, 상업, 비즈니스가 혼합된 지역에 있다. 파레데스는 “이 소음으로 피해를 보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2만명이 넘는다”며 “우리 협회의 대부분은 나처럼 마드리드 소시오(클럽 회원)이거나 팬”이라고 말했다. 파레데스는 “나는 경기장에서 약 250m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며, 창문에서 경기장이 보인다”며 “경기가 있을 때는 구단의 노래가 들리고 골이 터지면 환호성이 들린다. 그런 건 우리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 문제는 콘서트”라고 말했다. 파레데스는 “이곳은 많은 노인이 사는 동네고 병원과 학교도 있다”며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때는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길에 들어가기 위한 허가증까지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부당한 간섭에 맞서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소음 문제를 제기하는 영상을 올렸고, 법적 소송도 제기했다. 주민들은 경찰과 관련 당국에 법적 소음 수준을 초과했다는 증거를 제출했고, 그 결과 콘서트 주최 측에 벌금이 부과됐다. 10월 29일에는 레알 마드리드 총책임자 호세 앙헬 산체스가 증언을 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한다.

디애슬레틱은 “2022년 5월 레알 마드리드는 미국 투자자 식스 스트리트와 경기장 관리 전문 회사인 레전드와 3억 6000만 유로(약 5310억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20년간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30%를 가져간다. 시즌 티켓 판매는 예외”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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