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변영주 감독 "밀양 성폭행 사건 연상? 권력vs지푸라기 잡는 이들의 이야기"[★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2024. 9.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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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한해선 기자]
/사진=MBC

"매주 금요일 개봉하는 기분이에요. 토요일 아침 8시 반에서 9시쯤이 되면 여기저기서 톡이 와요. 방송국에서는 2049 시청률을 보내주기도 하고, 배우들도 시청률을 알려줘요."

'화차', '낮은 목소리' 등 시네마신에서 주로 활동했던 변영주 감독이 이번에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연출 변영주, 극본 서주연, 이하 '백설공주') 연출을 맡으며 드라마에 첫 도전했다. 작업 방법, 표현 수단은 달라졌지만 '백설공주' 역시 변영주 감독의 특기인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잘 나타나있다. 변영주 감독은 10년 만의 연출작에서 스크린을 넘어 안방극장의 팬까지 만들며 매회 시청률 경신을 보여주고 있다.

'백설공주'는 독일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최고 히트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한국적인 감성을 더해 재해석한 작품. 지난 4월 개최된 제7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 랑데부(RENDEZ-VOUS)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원작에선 범인들끼리 연대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선 집값이 떨어질까봐, 대규모 펜션, 아파트가 들어와야 하는데라는 점을 신경쓸 거예요. 범인, 동조자 사이에서도 관계를 계단으로 만들어서 정치인, 경찰서장 등이 있고 그들끼리도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들끼리 균열이 일어나야 하는 점은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점인 것 같아요."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 고정우는 술을 먹고 기억을 잃은 두 시간의 블랙아웃 후 전 애인 심보영(정하은 분)과 박다은(한소은 분)이 살해당한 사건을 추적했고, 자신이 믿었던 친구 현건오(이가섭 분), 양병무(이태구 분), 신민수(이우제 분)와 마을 사람들이 두 여학생 살인사건의 가해자이자 은닉자였음을 알아가며 충격을 안겼다.

지난 7일 방송된 8회에서는 고정우(변요한 분)의 친구 양병무와 신민수가 죽은 심보영의 성폭행범으로 붙잡힌 가운데 진실을 은폐하려는 경찰서장 현구탁(권해효 분)의 만행이 그의 아들 현건오를 스스로 죽게 한 비극을 불러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이날 '백설공주'는 최고 시청률 6.4%까지 올랐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사진=MBC

-'백설공주'가 계속해서 시청률이 오르는 상황이다.

▶매주 금요일 개봉하는 기분이다. 토요일 아침 8시 반에서 9시쯤이 되면 여기저기서 톡이 온다. 방송국에서는 2049 시청률을 보내주기도 하고 배우들도 시청률을 알려주면서 저도 긴장하게 되더라. 봐주신 분들에게 너무 고맙다. 무엇보다 배우들에게 고맙더라. 시청자들이 무거운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 때문에 버티면서 봐주시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도 나쁜사람 투성이이지 않나. 생활감 있는 악인들을 어른들이 잘해주셔서 시청자들이 버텨주신 거라 생각한다.

-시청률이 오를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실 모르겠다. 이 장르가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뤘는데 불호 장르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보지 않으면 통쾌하지 않을 수 있다. 미스터리는 고구마를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는데, 그걸 포기하지 않고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가서 통쾌함을 준다. 지난 몇 년간 채널이나 투자자에서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 되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고, 잘해볼 수 있는 장르라 생각했다.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좋으면서도 여러 마음이 들었다.

-쉽지 않은 장르임에도 '백설공주' 연출을 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오래 전에 '화차'를 만들면서 느꼈던 장르가 이런 장르였다. 문학으로든 영상으로든 나도 이런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저에게 코미디가 들어오진 않지 않냐. 무거운 장르가 많이 들어오고 저 또한 그런 걸 즐겼다. 더 밝은 걸 해볼까가 아니라 이 장르를 어떻게 시청자들이 잘 버티면서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어떤 장치가 있으면 좀 더 즐겨주실까 싶었다.

-'백설공주'에 대해 '고구마'(답답하다)란 평도 있으면서 '꿀고구마'(재미있는 고구마)란 평도 있다.

▶저는 인간으로서도 사이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상이 한번도 사이다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고구마들이 버티기 때문에 세상이 어느순간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많이들 '8화쯤 왔으면'이라고 하던데, 그런다고 해서 이들이 자백할까, 자백을 한다고 해서 통쾌하질까 싶었다. 나는 정우와 상철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꿀꿀거리면서 보는 장르라 생각했다.

-드라마 연출은 영화 연출에 비해 어떤 점이 쉽지 않았던가.

▶'백설공주'에서 제가 잘 못한 게 매회 엔딩을 쫄깃하게 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과 제가 같이 있는 단톡방이 아직도 있다. 그 친구들이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감상평을 얘기해주면 너무나도 고맙지만 동시에 되게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된다. 이건 정말 다른 방식의 이야기가 필요한 매체구나 싶었다. 처음엔 이 작품이 10부까지 있었는데 엔딩을 모른 상태에서 작품을 하는 게 쉽진 않았다. 현장에서 대사를 바꾸면 뒤에 영향이 어떻게 갈지도 상상해야 했다. 배우가 감정을 최대로 끌어올렸는데 12회에 그게 더 크게 있다면 감정 조절도 미리 계산해서 해야 했다. 회차마다 교집합끼리 연결을 하는 계산을 하기 되게 어려웠다.

/사진=MBC

-드라마를 하면서 좋게 다가왔던 점은?

▶제가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되게 좋아했다. 내 인생 드라마가 '손 더 게스트'였다. 제작진이 어떻게 저렇게 제한된 상황에서 잘 찍었지? 싶었다. '손 더 게스트'보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제 목표다. OCN의 제작비가 얼마 없었을 텐데 어떻게 저렇게 잘 찍을 수 있을까 싶었다. 제가 이런저런 이유로 10년을 쉬었는데 다음엔 내년 7월에 드라마를 공개하고 그 다음엔 영화를 하고 또 드라마를 할 수도 있겠다. 그 가운데 내가 어떤 걸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드라마의 시스템적인 면도 많이 고민했겠다.

▶배우들이 저보다 드라마 경험이 많았다. 당진에서 촬영하면서 동네에서 돌아다녔다. 그러면 앉혀놓고 '그때 감정은 어떻게 했냐', '회차별 등장 계산' 등을 물어봤다. 이건 계산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권)해효 형과는 20년 동안 안 사이였다. 그런데 한번도 뭘 같이 해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 처음 같이 하면서 해효 형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정말 해효 형과 작업하는 게 좋았고 언제나 기대를 하게 되더라. 권해효 배우는 절대로 자기가 선배티를 안 내는 사람인데 저 때문에 도와주고 싶어서 배우들을 모아놓고 얘기한 적도 있었다.

-권해효의 8회 엔딩 오열신이 화제가 됐다. 해당 신은 촬영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

▶악인의 목표 중 하나가 뽀개졌다. 형이 좀 더 센 인간이라고 사전에 디벨롭하자고 했다. 위아래가 누구냐고 화를 내는 장면도 빌드업 장면이었다. 형이 오열할 때 우리에게 여러가지 길이 있지 않냐. 불행한 상황을 보고 뛰어올라가는 게 있고, 무너지는 게 있을 텐데, 이미 오는 과정에서 예측해서 불을 켜고 오열하는 걸로 촬영했다. 되게 잘했고 컷을 부르기 싫을 정도였다. 배우가 너무 멋진 연기를 할 때 감독 입장에서는 '저 얼굴을 끊기 싫다'라는 생각이 든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어떤 장치를 보여주려고 했나.

▶'화차'에서도 '저 여자는 가짜야'라는 걸 보여줬는데, 이것은 결말을 모르기 때문에 재미있는 작품이라기보다 결말을 알아도 찾아보는 작품이 되고 싶었다. '화차'나 '백설공주'를 읽었던 팬들이 있었을 텐데 애초에 그건 각오를 했다. 미스터리 소설들은 원작에서 마을 공동체가 범인으로 많이 그려지는데 과정의 재미를 잘 주고 싶었다.

-'마을 공동체가 범인'이란 스토리에서 실제 사회적 사건이었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연상될 수도 있겠다.

▶그걸 염두에 두고 찍은 건 아니다. 한국사회의 다양한 감정들,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지푸라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있다. 미화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긴 했다. 한국사회에서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시체 없는 살인사건인 경우에 (징역) 10년형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드라마에서 현실 그대로 5년형을 받으면 이상하게 보이겠다. 나머지 부분이 리얼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친구인 권일용 교수에게도 새벽 2시에도 아침에도 전화해서 자문을 구했다. 단 한번도 싫어하지 않고 도와줘서 감사했다. 지금 준비하는 작품도 더 뻔뻔하게 부탁하려고 한다.

/사진=MBC

-독일소설 원작과 달리 한국사회에선 어떤 부분에 주목해서 내용을 다루려고 했는지.

▶원작에선 범인들끼리 연대하지 않냐. 우리나라에선 집값이 떨어질까봐, 대규모 펜션, 아파트가 들어와야 하는데라는 점을 신경쓸 거다. 범인, 동조자 사이에서도 관계를 계단으로 만들어서 정치인, 경찰서장 등이 있고 그들끼리도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끼리 균열이 일어나야 하는 점은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점인 것 같다. 처음엔 일상적이고 뻔한 그림이 나오는데 사실 그 속에는 큰 이야기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제가 그 표현은 실패한 것 같다. 학부모들끼리의 관계도 얽혀있어야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변요한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는지.

▶그 배우는 그 동안 좋은 얼굴을 너무나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저는 그 중의 하나를 갖다 쓴 거라 생각한다. 항상 작품 들어가기 전에 나는 웬만한 배우의 필모그래피는 보고 들어간다. 예를 들어 '미스터 선샤인'에서 보여준 표정을 여기서 상철을 바라볼 때의 표정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소셜포비아'의 모습도 참고했다.

-이가섭의 1인 2역 연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제일 힘든 역할이었다. 건오도 알코올 중독으로 수오처럼 보일 때가 있었기 때문에 수오가 틱이 있는 설정을 갖고 갔다. 너무 잘해줬다. 무엇보다 수오가 점점 귀여워 보일 거다. 기대해 달라.

-'백설공주'에 대한 평을 찾아봤는지.

▶영화 때도 그랬는데 평을 안 찾아본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내가 빨리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중이 하는 평가는) 결과물을 보고 말씀하시는 건데, 저는 제가 찍은 과정을 알지 않냐. 실시간 반응은 잘 안 보고 '백설공주'에 대한 수많은 비평은 올 겨울이나 내년에 볼 것 같다.(웃음)

-자신의 작품이 좋은 작품이 되는지는 어떻게 판별하려고 하는가.

▶제가 객관화를 잘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아 이건 별론데'라는 말을 들으면 남 탓을 안 하려고 한다. 책임은 결국 감독이 갖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감독님 감독님" 하면서 의자를 주는 거라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부담은 어떻게 이겨내려 하는지.

▶연출자로서 책임은 언제나 있는 거다. 글이 영상으로 바뀌는 순간 다 제가 책임지는 거라 생각하고 욕도 제가 먹고, 칭찬이 있다면 그것도 제가 먹는 거겠다.(웃음)

/사진=MBC

-'백설공주'는 촬영 2년 만에 공개가 된 건데.

▶저는 모든 면에서 만족했고 배우들의 모습을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게 MBC에서 방영되면서 '담배 피는 장면은 애초에 빼야겠구나. 이 장면이 들어가면 보건복지부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이 되겠구나' 싶었다. 잔인한 액션을 어떻게 은유적으로 보일까 고민했다. '언제까지 피지 않는 담배를 물고 연기를 시킬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10년 만에 작품 연출을 하면서 연출자로서 스스로 새롭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설명이 늘었다.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을 패는 얘기야'라는 얘기도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을 패는 게 나쁜 얘기일까?'를 얘기하려다 보니 드라마는 14시간에 그걸 어떻게 배분해서 보여줄까 고민하게 된다. 제가 쉬는 기간에 기술문명이 발전했더라. 저는 필름으로 영화를 찍은 두 번의 경험이 있었고 디지털로 한 번 촬영한 경험이 있었는데 또 변화한 거다. 52시간의 근로시간이 딱 지켜지는 것도 좋더라. 내 오른손 같던 조감독이 시간을 세는 걸 보고 멋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10년간 작품을 쉬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쓴 작품이 투자가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 '조명가게'도 투자가 안 됐고 그때 제가 오기가 생겨서 어떻게든 다른 작품을 거절하고 '조명가게'를 하려고 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방송을 하면서 쉰 시간이 있었던 거다. 저는 그때 썼던 마음으로 다른 걸 쓰고 있다.

-'백설공주' 시청률이 상승중인데,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수치가 있다면?

▶두 자리는 보고 싶다. 9.98% 정도로 억지로 반올림을 하는 두 자리더라도.(웃음)

-변요한의 올해 연말 연기대상까지도 기대하는가.

▶당연히 기대한다. 매회 그렇게 맞고 끝나는 캐릭터가 없지 않았냐. 배우들이 상을 정말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요한이의 동선에 따라서 모든 게 이뤄지기 때문에 많이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다.

-'백설공주'가 계속해서 시청률이 상승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말로 배우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영화도, 드라마도 배우가 해낸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매혹당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저 마음 알 것 같아', '어떻게 되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노력이 통했다.

/사진=MBC

-'백설공주'에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워낙 많았다. 촬영하면서도 특히 소름돋았던 장면이 있다면?

▶첫 회 때 이태구 배우가 정우에게 맑은 눈으로 얘기하는데 어쩜 저럴까 싶었다. 배우 21명과 있는 단톡방이 있는데, 방송 끝나자마자 서로 '나빴다', '잘했다'를 평가해 주더라. 김미경, 배종옥 배우는 항상 경이로웠다. 뒤로 갈수록 배종옥 배우가 얼마나 경이롭게 연기하는지 알 수 있을 거다. 권해효 선배도 워낙 잘해줬고 마을의 배우들이 너무 리얼하게 연기를 잘해줬다. 거기서 오는 페이소스 때문에 어이없이 웃긴 장면도 있지 않냐. 어쩔 수 없이 뛰고 올라가는 아저씨들도 보여주고. 고준 배우는 제 말투와 섞여서 만들어진 것 같다. 제가 투덜거리는 말투, 능글거리는 말투가 섞였다. 노상철은 정말 재미있는 형사 캐릭터다. 단점이 많은데 좋은 형사는 언제나 페이소스를 잘 주는 것 같다.

-'백설공주' 후반의 관전 포인트는?

▶정우와 상철이 어떻게 실마리를 잡아갈 것인가가 포인트다. 과연 이들에게 어떤 게 실마리가 될 것인가다. 보영의 사체가 발견됐고 성폭력이 있었음이 밝혀졌는데, 그럼 어떻게 죽였고 목격자는 누구고 사체를 치운 사람은 누구고 이걸 누가 은폐했는가, 수사 과정에서 어떤 조작이 있었는가 등이 있겠다. 수오의 그림이 스포일러인데 그게 모여서 미스터리가 풀릴 수도 있고 노상철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어떤 악인도 피해가지 않을 것이다.

-'백설공주'가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나.

▶재방송도 보게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변)요한이나, (고)준이나, (고)보결이나 몇몇 배우들의 출세작으로 대표되고 싶다. 그러면 저에겐 기쁜 일이 되겠다.

-영화감독들이 드라마 연출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세월에 따라 변해가는 영화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최근 영화 티켓값이 비싸다는 논란도 있었는데.

▶어느덧 영화가 쿨 미디어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안 되는 건 또 아니다. 티켓값이 올라가면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상대적으로 생길 수도 있겠다. 코로나가 끝나면서 모든 게 키오스크로 바뀌었는데 극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다.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보고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필요한 것 같다. 영화를 본 분들이 다양하게 피드백하는 게 필요하다. 평가를 하고 분석하는 사람은 많은데 어떻게 하면 잘 될까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저는 최근에 '핸섬가이즈'가 많은 사랑을 받은 걸 봤는데, 그런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숏폼이 많아져서 극장을 잘 안 간다는 반응도 있던데.

▶저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가 자체가 많아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여가시간의 문제인 것 같다. 저녁을 먹고 가족, 친구와 뭔가를 도모하는 것을 복원시켜야 될 문제라고 본다.

/사진=MBC

-요즘 드라마 유튜브 몰아보기도 있는데 그런 짧은 형식의 콘텐츠는 어떻게 생각하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제가 의도한 생각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도 그 분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들어서 보여주는 순간부터는 감독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고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몰아보기를 하거나 리뷰를 하거나 예측을 하는 것도 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구석 1열'을 통해 감독님을 아는 대중이 많기도 하다.

▶'방구석 1열', '당신이 혹하는 사이'는 제 일과 관련이 있어서 나간 거였다. 시사토크쇼, 나를 불편하게 하는(움직이게 하는) 예능은 안 나갔다.(웃음) 나머지 프로그램은 제가 '역덕'(역사 덕후)이다 보니 나갔다. 하나의 영화에 대해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는구나 싶었다. '방구석 1열' 한 회를 하면 영화 두 편을 다루는데 오랜만에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여서 반가웠다.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도 있는지.

▶예전부터 사극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제가 하고 싶은 사극이 전투신이 크게 들어가는 건 아니었다. 궁궐 안에서 벌어지는 얘기로도 가능하지 않겠나. 가벼운 사극도 해보고 싶다.

-이후엔 또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제가 다음 다음 작품으로 확정한 작품이 웹툰 원작이다. 조금 슬픈 얘긴데, 얼마 전에 '화차' 원작자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 회사 대표가 와서 ('화차'의 주연배우인) 고(故) 이선균 배우의 묘소에 참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이제까지 자기 작품 중에 전 세계적으로 잘 된 작품이 '화차'라고 하면서 작가님이 자신의 다른 작품인 '이유'의 판권을 저에게 주셨다.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언젠가 그 작가님의 작품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변영주 감독에게는 여전히 '화차'가 대표작인데.

▶내 출발작이었다. 내가 흥분하면서 일할 수 있었고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알게 된 작품이었다.

'백설공주'는 총 14부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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