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규제 돌파구 찾아라"…저탄소 시멘트 개발 속도
쌍용C&E, 국내 최초 저탄소 시멘트 미국 수출
한일시멘트, 이산화탄소 주입 모르타르 개발
삼표시멘트, 저탄소 특수 시멘트 '블루멘트'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인 시멘트 업계가 저탄소 시멘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가연성 폐기물(순환자원)을 재활용해 탄소 감축에 나섰던 시멘트 업계는 이제 혼합재를 활용한 저탄소 시멘트 개발과 실증에 주력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멘트사는 주원료인 석회석을 슬래그 등으로 대체하거나,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줄이고 혼합재 사용 비중을 높인 혼합시멘트를 개발 중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시멘트 제조사와 콘크리트 업체, 전문 연구기관 등 20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원료인 석회석 사용을 5% 이상 저감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 6월 2년간의 기초연구를 토대로 우선 석회석을 최대 3% 수준까지 저감하는 기술을 실제 시멘트 제조공정에 적용하는 공정 실험을 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시멘트 원료용으로 전처리 가공한 슬래그 약 2400톤(t)을 적정 비율로 석회석 등 기존 원료와 혼합해 시멘트를 제조했다.
쌍용C&E는 지난 8월 일반 시멘트(1종 포틀랜드시멘트)에 비해 클링커 함량을 낮춘 저탄소 석회석 시멘트 3만t을 국내 최초로 미국으로 수출했다.
쌍용C&E가 이번에 미국으로 수출한 제품은 일반 시멘트에 비해 클링커 함량을 줄인 대신 석회석 미분말 첨가제를 10%가량 높여 기존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을 약 6% 낮췄다.
일반 시멘트와 비교해 응결시간, 초기 및 중장기 압축강도, 황산염 저항성 등 물리 성능까지 동일하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일시멘트는 탄소 감축의 주요 기술로 떠오른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적용해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CO₂)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를 개발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달 7일 공주공장에 조성된 실험용 세대 내에서 모르타르 1㎥당 이산화탄소 0.4㎏을 주입한 바닥용 모르타르 '레미탈 FS150'을 타설했다.
모르타르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양생과정에서 시멘트 밀도가 증가해 시멘트 사용량을 약 3% 줄여도 동일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한일시멘트가 연간 판매하는 바닥용 모르타르 전량에 주입 시 시멘트 사용 저감 효과를 포함해 약 5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는 게 한일시멘트 측의 설명이다. 이는 하루 35㎞ 운행하는 승용차 약 1만6000대가 1년 동안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양이다.
삼표시멘트는 친환경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저탄소 친환경 특수 시멘트인 '블루멘트(BLUE MENT)'가 대표적이다.
기술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이 시멘트는 기존 포틀랜드 시멘트(OPC) 대비 조기 강도가 뛰어나면서 탄소 배출량 저감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제품이다.
삼표시멘트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철광석 부산물인 슬래그를 사용하는 슬래그 시멘트를 비롯해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를 재활용하는 플라이애시 시멘트 등 순환자원을 활용한 제품 생산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탄소 저감을 추진했다.
정부가 시멘트 산업 탄소중립을 위해 2050년까지 가연성 폐기물 대체율을 60%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하면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시멘트사는 대규모 환경설비 투자와 친환경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시멘트 업계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설비투자에 투입한 금액만 2조315억원에 달한다.
시멘트 업계는 폐기물 재활용에 이어 저탄소 시멘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다양한 혼합계 시멘트를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감축을 위해 클링커 사용량을 줄이고, 다양한 혼합재를 사용해야 하지만 현재 혼합재 사용 비율은 10%에 그친다"며 "우리나라는 혼합계 시멘트 관련 국가표준도 세 종류에 불과한 만큼, 다양한 종류의 저탄소 시멘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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