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계 잡스… "만성질환관리 플랫폼, EMR의 미래를 연다"
건강관리 앱 만든 내분비과 교수
자사 제작 교육 콘텐츠만 700건
라벨링 분류… 케이스 맞춤 교육
"의사, 환자 관리·상담 가치 제고"
아이쿱 조재형 대표 인터뷰
'방배동 잡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아이쿱(iKooB)을 이끄는 조재형(사진) 대표의 별명이다.
사람들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븐 잡스를 '괴짜'라고 칭한다. 경영 철학이었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처럼 남다른 사고방식과 실천력을 보이며 '혁신'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조 대표와 만나 대화를 나눠보니 실제로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창의성은 무언가를 연결하는 것'이라던 잡스의 말처럼 조 대표는 남들이 하지 않던 일을 실천에 옮기며 창업에 도전했다.
이제는 의사가 기업 CEO를 겸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 됐지만, 지난 2011년 조 대표가 아이쿱을 세웠을 때만 해도 환자를 보는 의사가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나 지식을 체계화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창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지식이 모여 책(Book)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아이쿱의 이름도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조 대표는 "2008년 당뇨를 앓는 환자에게 종이에 위와 췌장을 간단히 그려 설명한 적이 있다"며 "그림을 하나하나 그리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 위와 췌장이 그려진 파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의사는 의사대로 환자에게 질병에 대한 설명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환자는 환자대로 병원을 재방문하지 않고도 의사의 진료 내용을 다시 볼 수 있는 아이쿱이 탄생했다.
조 대표는 아이쿱이 하나의 '운영체제'와 같다고 설명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여러 기능과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처럼, 아이쿱의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닥터바이스'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데이터를 모으고 연동시켰다. 현재 아이쿱은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닥터바이스 클리닉'과 환자를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앱 '닥터바이스 케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닥터바이스는 1차 의료기관의 전자의료기록(EMR)과의 연동을 통해 원스톱 진료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계사인 유비케어의 전자차트 프로그램 '의사랑 EMR'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사랑 EMR은 국내에서 1차 의료기관 EMR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닥터바이스 콘텐츠를 통해선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 의원에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 약 750건을 동일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아이쿱이 자체 제작해 보유 중인 약 700건의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한다. 해당 콘텐츠는 조 대표가 내분비과 교수로 일하며 직접 기획·감수한 콘텐츠와, 다양한 병의원 교수, 원장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신뢰도를 높였다.
조 대표는 자사 콘텐츠는 기존에 건보공단이 제공하던 콘텐츠와 '활용 편의'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닥터바이스 클리닉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콘텐츠는 각각의 키워드를 라벨링하고 분류해 다양한 케이스에 맞는 교육 콘텐츠 형태로 제공된다"며 "환자들은 질환 유형, 생활습관, 환자 상태 등 교육자가 선택한 다양한 키워드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편리하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아이쿱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닥터바이스 솔루션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져 환자 관리와 교육을 잘 하는 의사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은 의사의 교육과 상담을 비롯해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닥터바이스는 의사의 기본적인 교육과 상담, 관리에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만성질환 영역에서 환자 관리와 교육을 잘 하는 의사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닥터바이스 같은 만성질환관리 플랫폼이 잘되면 당뇨병, 고혈압 등 일차의료 만성질환 외에 COPD나 천식 같은 만성질환의 추가나 확대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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