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정규리그 우승 ‘일등공신’ 김도영, 40-40 달성, 만장일치 MVP로 ‘화룡점정’ 찍을까
그럼에도 우승의 일등공신 딱 한 명만 꼽으라면 역시 이 선수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신인이었던 2022시즌과 2년차였던 2023시즌까지 지난 2년간 잠재력은 입증했으나 부상으로 만개시키지 못했던 3년차 내야수 김도영(21)이 그 주인공. 사실상 풀타임 첫해인 2024시즌 김도영은 KIA를 넘어 KBO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입단 때 들었던 ‘제2의 이종범’을 넘어선 이제 ‘제1의 김도영’이라고 해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야말로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부터 김도영의 ‘기록 브레이커’ 본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전반기에만 23홈런-26도루를 기록하며 역대 5번째로 전반기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지난 7월23일 광주 NC전에선 1회 안타, 3회 2루타, 5회 3루타, 6회 홈런을 차례로 때려내며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를 달성했다. 1996년 롯데 김응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지만, 김응국은 안타 이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2루타와 3루타 홈런을 때려내 5타석 만에 달성해낸 바 있다. 김도영이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기록 보유자로 남아있게 됐다.
김도영은 멈추지 않았다. 역대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해냈고, 역대 세 번째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까지 기록해냈다.
40-40 클럽 가입에 성공하지 않아도 이미 김도영은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리며 KBO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정규리그 MVP에도 사실상 자신의 이름 ‘김도영’ 세 글자를 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심은 40-40 클럽 가입을 통해 만장일치 MVP를 수상하느냐에 쏠리는 상황이다.
불과 3년차에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의 개인 기록을 다 달성해낸 김도영이지만, 욕심은 그치지 않는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해내며 팀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김도영은 KIA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이제 1위에서 계속 머물고 싶다. 제가 있는 동안 KIA 왕조를 세워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KIA의 정규시즌 우승은 단일리그로 열린 해를 기준으로 1991, 1993, 1996∼1997, 2009, 2017년에 이어 역대 7번째다. 정규시즌 우승은 생각보다 다소 적지만,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1번 진출해 모조리 우승을 해냈다. 그야말로 불패 신화다.
김도영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여기까지 왔는데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 하면 정규시즌 1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겠다”고 말했다.
다만 40-40 달성을 위해 별다른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감독님께서 매직넘버가 끝나기 전부터 ‘조금 여유가 생겼으니까 3볼에서도 자신 있게 치라’고 하셔서 타석에서 좀 더 편하게 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별로 달라질 것 없을 것 같고 디테일하게 신경 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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