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우승? 차라리 내 댄스 대회 우승이 현실적이다!"...'트로피 선언' 포스테코글루, 조롱만 샀다

고성환 2024. 9. 1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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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난 2년 차에 보통 우승하지 않는다. 항상 우승을 한다."

'라이벌 더비' 3전 전패를 기록한 감독이 한 말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엄청난 자신감을 뽐냈지만, 돌아온 건 조롱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서 0-1로 패했다. 

경기 전만 해도 토트넘이 우세해 보였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인 데다가 아스날은 핵심 미드필더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가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토트넘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긴 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코너킥 수비에서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에게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토트넘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아스날전 3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떨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또 다시 패하며 1승 1무 2패(승점 4)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이다. 리그 순위는 13위.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지난 8월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난 보통(usually) 두 번째 시즌엔 우승을 한다. 첫 번째 시즌은 원칙을 세우고 기틀을 다지는 시기다. 두 번째 시즌은 뭔가 얻어내는 시기"라고 자부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스날전 패배에도 우승 선언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그 발언이 유효한지 묻는 말에 "내 말을 정정하겠다. 난 보통 우승을 하지 않는다. 2년 차에는 항상(always) 우승을 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라며 "지금 말했다. 나는 믿지 않는 한 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패기 넘치는 답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이 이번 시즌 '절대적으로(absolutely)'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 사우스 벨버른과 브리즈번 로어,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두 번째 시즌엔 항상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토트넘에서도 같은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믿는 것.

하지만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신감은 웃음만 살 뿐이다. 아스날 출신 폴 머슨은 "난 포스테코글루를 좋아한다. 하지만 난 그가 우승할 가능성보단 내가 'Strictly Come Dancing'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게 바로 그들에게 주어진 가능성이다.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조롱했다. 그는 토트넘 우승보단 자신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 우승이 현실적이라고 비웃은 것.

머슨은 우승은커녕 토트넘이 4위만 기록해도 놀라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트넘이 4위 안에 든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도미닉 솔란케가 20골을 넣어야 한다. 그러려면 크로스가 개선돼야만 한다. 지금 같은 크로스면 엘링 홀란이 와도 20골을 넣지 못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토트넘에서 뛰었던 제이미 레드냅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토트넘 경기는 환상적이었고, 우리는 자유롭게 흐르는 축구의 감독에 대해 얘기했다. 지금은 아니다. 포스테코글루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시작해야 한다"라며 "토트넘을 보면 확실히 두려움이 느껴진다. 겁에 질린 것 같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토트넘 팬들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믿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카트릴리지 프리 캡틴'은 "아니다.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의 트로피를 보장하지 않는다"라며 "난 포스테코글루의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가 지금까지 2년 차에 우승해온 건 예측이 아니라 역사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토트넘의 경기력을 보면 우승은 상상하기 어렵다. 토트넘은 올여름 도미닉 솔란케와 아치 그레이, 윌슨 오도베르, 루카스 베리발 등을 영입하면서 이적료로만 1억 2850만 파운드(약 2246억 원)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토트넘은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불안한 세트피스 수비, 흔들리는 후방 빌드업 등 지난 시즌 후반기 노출했던 문제점을 여전히 고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외친 공격 축구의 완성도가 전혀 올라가지 않은 모습이다. 

게다가 토트넘은 우승이 전혀 익숙지 않은 팀이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쭉 무관이었다. 토트넘은 올 시즌 PL과 리그컵,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까지 4개 대회에 참가하지만, 어느 하나 쉬운 대회가 없다.

주장 손흥민도 팀에 분발을 요구했다. 그는 아스날전 패배 후 "정말 답답하다. 좌절할 만한 상황이다. 팬들께서도 실망 하셨을 것이다. 더 발전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이고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라며 "선수들이 득점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올바른 결정을 하고 치명적이어야 한다"라고 반성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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