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강화하는 증권사…초대형IB 가늠자 될까

김진석 기자 2024. 9. 1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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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밸류업의 출발, 자본시장 내부통제④
[편집자주] 자본시장 가치 제고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시장 발목을 잡는 금융투자업계의 부실한 내부통제 문화부터 다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낮추는 금융사고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무수한 지적에도 부실한 통제가 이어지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위크

지난해부터 증권업계 내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리스크 관리 역량이 도마 위로 떠올랐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자발적 책무를 강조한 가운데 각 기업은 내부감사 강화, 조직개편 등을 통해 역량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공매도 재개가 예상되고,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노리는 증권사들도 다수 있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확립이 주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내부통제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CFD(차액결제거래),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에 시달렸던 키움증권은 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위기관리 능력 강화에 나섰다. 리스크관리 TF(태스크포스)를 팀으로 승격시켜 리테일Biz분석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감사기획팀을 신설해 현업·리스크·감사부문 3중 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꺾기 등의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던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는 내부통제 강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iM증권은 채권 운용 등 영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 편중을 완화하겠다는 계획도 내세운 바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꾸준히 내부통제 이슈로 지적받아 왔다. 지난해 5월 이화전기 거래 정지 전 주식을 매도할 당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울러 IB 부서 전직 직원이 미공개 정보로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이 적발된 사례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초대형 IB 진출 의사를 밝힌 뒤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내부통제 강화하는 증권업계/그래픽=이지혜 기자


메리츠증권 뿐 아니라 초대형 IB 인가를 노리는 증권사들에는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이 주요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IB 신청 우선 자격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금융당국에 신청해 심사받을 수 있다. 재무 요건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 여러 세부 조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진행된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배를 조달할 수 있는 발행어음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돼 있다. 지난 2017년 삼성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된 이후 6번째 초대형 IB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재무조건을 충족한 증권사는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4개사다.

앞서 도전했던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내부통제 이슈로 좌초한 사례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초대형 IB 추진 계획을 밝혔다가 라임펀드 사태로 무산된 바 있다. 하나증권 역시 2020년 초대형 IB 진입 시도 당시 임직원 선행매매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초대형 IB 진출 의사를 밝힌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이 내부통제 이슈 해소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도 증권사 내부통제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7월 내부통제 업무 담당자를 위한 '증권사 내부통제' 집합 교육 수강생을 모집하고, 지난달 20일부터 진행했다. 금융투자협회 담당자는 "금융감독원 혹은 경력 있는 실무자들이 세부 사례를 바탕으로 진행한 만큼 수강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내부통제 담당자들의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는 과정을 지속 개설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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