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티 내보자”…與野 모두 ‘특위정치’

조용석 2024. 9.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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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체제 정비를 마친 여야가 최근 당 비상설 특별위원회(특위)를 연거푸 신설하고 있다.

여당은 한동훈 대표 색깔 만들기, 야당은 정부·여당공세 및 현안 대응에 맞춰 특위를 가동하는 모양새다.

여당 특위 중 현안대응 성격이 큰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대응 특위'를 제외한 나머지 특위는 한 대표가 방점을 찍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과 관련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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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취임 후 격차해소·수도권·호남동행 특위 설치
격차해소특위 힘 실어…韓 “국민의힘 성패와 직결”
이재명, 색깔 내기보단 현안 대응 위해 특위 활용
당대표가 특위 설치 권한…취임 초기에 특위 다수 설치
“자리 만들기 위한 역할도…성과 내기 쉽지 않아”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지도체제 정비를 마친 여야가 최근 당 비상설 특별위원회(특위)를 연거푸 신설하고 있다. 여당은 한동훈 대표 색깔 만들기, 야당은 정부·여당공세 및 현안 대응에 맞춰 특위를 가동하는 모양새다. 다만 비상설 특위 특성상 성과보다는 보여주기에 끝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7월 말 한동훈 대표 취임 이후 △격차해소특위 △수도권비전특위 △호남동행특위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대응 특위 등을 신설했다. 특위와 비슷한 성격의 태스크포스(TF)도 △패스트트랙TF △사기탄핵 공작 진상규명TF △포털 불공정 개혁TF 등 다수 신설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위원장을 맡은 조경태 의원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여당 특위 중 현안대응 성격이 큰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대응 특위’를 제외한 나머지 특위는 한 대표가 방점을 찍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과 관련성이 크다.

특히 한 대표 1호 특위인 격차해소특위는 한 대표가 지난 22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공약했던 ‘격차해소’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연장선상이다. 한 대표는 이달 초 격차해소특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격차특위의 성패가 국민의힘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한 대표는 지난 11일 부산에서 ‘청년 취업 격차 해소’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격차특위에 계속 힘을 싣고 있다. 격차해소 특위가 교육·문화·지역·소득·자산·건강 등 다중격차 해소를 목표로 하기에, 이를 중도층 및 청년 공략에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0.16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 연임 이후 다수 특위를 설치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독도 지우기 진상규명특위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 △의료대란대책특위 △딥페이크 성범죄·디지털성폭력 근절 대책 특위 등을 설치했다. 이중 독도 지우기 진상규명 특위는 이 대표가 코로나19 확진 입원 중 관련 조사를 지시한 이후 설치됐다.

다만 야당은 국민의힘과 이 대표만의 색깔 드러내기보다는 현안과 관련한 특위가 대부분이다. 특위를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 대표 취임 후 특위가 다수 설치되는 까닭은 특위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이 대표에게 부여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특별위원회를 만들 수 있다. 민주당 역시 당헌에 ‘특정한 당면과제에 대처하거나 당세확장 등을 위하여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비상설특별위원회 등 특별기구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위 설치 및 인선 모두 당 대표의 의지가 가장 강력하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당 대표의 입지가 불안해질 경우 특위 모두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 후 1호로 설치했던 ‘민생119 특위’는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제안 등으로 희화화됐다가 김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성과 없이 종료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특위는 보여주기 또는 자기 사람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으로 당 대표 취임 초기에 특위가 많이 만들어지지만 제대로 활동하며 성과를 낸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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