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수소전지''탈화재 ESS'…정기선-김동관 '에너지' 전쟁

박종홍 기자 2024. 9.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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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 기술 개발 등 주도하며 그룹 내 신사업 발굴 경쟁
정 부회장, 가스텍 2024 참가…김 부회장과 현장 맞대결 가능성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조선업계 주도권을 두고 경쟁을 벌여온 정기선 부회장의 HD현대(267250)와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000880)가 친환경 선박에 탑재할 친환경 에너지를 두고 맞붙는 모양새다. 최근 HD현대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자 한화는 전력 추진에 사용할 수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서로의 경조사를 챙길 만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지만 한화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통해 조선 시장에 뛰어든 이후엔 라이벌 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두 부회장은 각자 그룹 내에서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20년 그룹 내 미래위원장을 맡아 수소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고 2021년엔 그룹의 수소밸류체인 구상을 직접 발표하며 수소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현 한화큐셀) 인수를 주도했고 한화큐셀 전무로 태양광 사업을 맡아 태양광과 ESS 기술의 결합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최근엔 그룹 내 수소 사업을 주도하는 한화임팩트 투자 부문 대표를 겸임하게 됐는데 수소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최근엔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분야 글로벌 기업 컨비온(Convion)을 약 1000억원에 인수, 수소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장치로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탄소중립을 실현할 기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HD현대는 2021년부터 수소밸류체인을 구상하며 수소연료전지 분야를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해 왔다.

이번 컨비온 인수에 앞선 지난 7월에는 수소 전문 기업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출범하기도 했다. HD현대는 연료전지 사업 총괄 및 국내 사업 담당의 HD하이드로젠과 핵심기술 개발 및 유럽 사업 담당의 컨비온을 토대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공략해 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지난 1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주도로 SK엔무브와 협업해 불타지 않는 ESS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공랭·수랭 방식과 달리 배터리를 액체에 직접 담가두는 냉각 방식으로 열폭주를 차단하는 등 화재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는 것이다.

기존 내연기관과 ESS의 전력을 연동한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을 선박에 적용하면 운항 시 연료를 절감하며 오염 물질 배출도 줄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042660)과의 협업을 통해 선박용 ESS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대형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메가와트시(MWh)급 ESS를 공동 개발해 온 양사는 안전성까지 갖춘 제품을 토대로 친환경 선박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ESS를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무탄소 선박으로 가기 위해 암모니아 추진선 등에 ESS 등을 접목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와 한화의 가스텍 2024 부스 조감도(HD현대·한화오션 제공)

한편으로 두 그룹의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도 재차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인 '가스텍 2024'에 HD현대와 한화가 참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 부회장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에도 임직원들과 함께 직접 현지를 찾아 친환경 선박 전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한편 글로벌 선급·기업들과 암모니아 추진선, 친환경 벙커링과 관련한 기본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김 부회장의 경우에도 지난해 열린 가스텍 2023엔 참가한 만큼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해석이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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