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1학년 수업 7500명 '북적'…"감당이 될까요"[혼돈의 의료계④]
의협, 정부의 의학교육 개선 발표에 "눈속임용 땜질식 지원"
의대생 학부모 "강의실·실습실·교원 부족해 교육의 질 저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의 여러 유화책에도 의대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계속된 수업 거부로 유급될 경우 내년 1학기에는 올해 유급된 예과 1학년 3000여 명에 증원된 신입생까지 7500여 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내년부터는 늘어난 신입생과 유급생이 섞여 학사 파행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8일 의료계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수시모집을 마감한 지난 13일 전체 의과대학 모집 인원에 18배를 넘어서는 수험생들이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이례적으로 의대 수시모집 지원자 규모가 주목 받는 것과 별도로 의료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우선 의대생들을 가르치는 의대 교수 95%는 현재 교육 여건이 늘어난 정원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봤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지난 5월 전국 30개 의대 소속 교수를 대상으로 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 여건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조사에는 해당 의대 교수 776명이 응답했다.
교수들 대부분은 의대 정원이 단기간 급격히 늘어날 경우 실습 시설 등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봤다.
입학과 진급에 맞춰 학교 강의실 등 건물이 적절하게 준비될 수 있을지 대해 81.1%(629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 14.2%(110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학교 내 도서관, 의학 기자재 등 관련 시설이 적절하게 준비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82.9%(643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 13.5%(105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결국 7500여명이 수업을 받을 경우 제대로 된 수업이 이뤄질 수 없다는 의미다.
교원 확보 가능성에 관해서도 86.7%(673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 9.8%(76명)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해 부정적인 의견이 90%를 넘었다. 지난달 16일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배장환 전 충북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 정부의 의대 교수 증원 정책의 부실함을 짚었다.
배 전 교수는 "신규 인력을 발령해야 증원이 되는데, 기존에 총장이 발령한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교수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직급 변경만 생긴다"고 주장했다. 향후 3년간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충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꼬집은 것이다.
이런 우려 속에 정부가 2030년까지 예산 약 5조원을 투입해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나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대한의사협회가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의협은 "누가 봐도 대국민 눈속임용 땜질식 지원"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정부 발표안에 "정작 필요한 의과대학 졸업 후의 내실 있는 전문의 수련을 위한 수련병원의 지원에 대한 항목이 누락돼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협은 "정부가 5조원을 투입한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사실상 그 수준을 훨씬 밑도는 예산일 것이고, 터무니없이 작은 규모"라고 주장했다.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의대생과 전공의 선생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고 만다"며 "2025년 의대에 입학한다 해도 정상적인 의대 교육은 어렵다. 정원이 2~3배 늘면 소그룹 실습 위주의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인지하고 집단 유급 방지책을 내놓고 있다. 유급으로 자칫 교육의 질 하락이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7월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유급을 막기 위한 탄력적인 학사일정이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수업 거부라는 강경한 입장을 풀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은 지난 2월부터 집단 휴학 신청을 내고 현재까지 8개월 가까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의대생 학부모들은 교육의 질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의대학학부모 연합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으로 강의실, 실습실과 기초의학 교수가 부족해 의학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효리, 스타킹만 신고 과감한 팬츠리스 룩
- 박수홍 아내 김다예 "제왕절개 출산 후 고열로 응급실行"
- "성매매 중독 남편, 불륜 들키자 칼부림 협박…생활비도 끊어"
- "옥경이 치매 멈춰"…태진아, 5년 간병 끝 희소식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김정민 "月 보험료만 600만원…형편 빠듯"
- 19년 만에 링 오른 타이슨, 31세 연하 복서에게 판정패
-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된 40대 주부…잔혹한 범인 정체는
- 홍진호, 기흉수술 후 아빠 됐다…"콩콩이도 잘 나와"
- 곽튜브, 이나은 논란 마음고생 심했나 "핼쑥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