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정년은 없잖아요"...공동생활가정의 '걱정'

배민혁 2024. 9. 1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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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모로부터 학대당하는 등 아픔이 있는 아이들이 일반 보육 시설과 달리 가족처럼 의지하며 모여 지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공동생활가정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엄마 같은 존재인 시설장의 정년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배민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그림을 그리고, 종이접기에 푹 빠진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곳.

이곳은 부모에게 학대당하는 등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사는 공동생활가정, '노스토스의 집'입니다.

중학생 때 이곳에 와 대학생이 된 맏형부터 5살 막내까지 이제는 진짜 가족 같은 사이입니다.

그 중심에는 시설장 강지우 씨가 있습니다.

[강지우 / 노스토스의 집 원장 : 우리 큰 애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 들어간 것에 대해서 보람을 느끼고, 다른 아이들도 각각 (특성에 맞춰) 잘 키워 내야겠다….]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돌봐주는 강 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입니다.

[A 군 / 대학생 : 원장님은 저희에게 잘 해주시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때문에 어머니라고 진짜 생각하고 있고, 계속 이렇게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이 가정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올해 65살인 강 씨는 연말까지만 정부에서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 씨는 이후에도 아이들과 함께할 생각이지만, 자신의 인건비도 시설 운영에 쏟아붓는 상황이라 지원이 끊기면 막막합니다.

강 씨는 인건비 지원 상한 연령을 몇 년이라도 늘려주기를 바랍니다.

[강지우 / 노스토스의 집 원장 : 정년이 이제 올해 말로 끝나요. 나이로서 일은 끝나지만, 제가 엄마잖아요. 엄마의 정년은 없잖아요. 엄마의 정년은 없으니까 저는 우리 아이들을 계속 키워 내야 해요.]

공동생활가정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는 특례 조항에 따라 인건비 지원 연령을 5년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시설장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시설장의 인건비 지원 연령을 5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자체 재정 부담과 청년 일자리 축소 우려로 무산됐습니다.

엄마 같은 강 씨와 함께 따뜻한 추석을 보낸 아이들, 내년 설에도 지금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제도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B 군 / 초등학생 : 뭔가 좀 (나를) 발전시켜주는 곳이라 생각하고, 집이라고 생각해요.]

YTN 배민혁입니다.

촬영기자; 이규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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