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도 여기만 오면 한국미래를 고민했다”...25년째 이어진 세계지식포럼 [대통령의 연설]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2024. 9. 1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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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1일 이어진 ‘제25회 세계지식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습니다.

10일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는 지정학적 갈등과 지경학적 경쟁이 동시에 진행 중인 복합 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며 “전쟁과 분쟁이 없는 자유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강조 했습니다.

지난 2000년 출범한 세계지식포럼은 아시아 최대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으로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수차례 참석해 연설한 기록이 남아있는데요. 평소에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시달리는 대통령들이지만, 이 자리에서 만큼은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고민을 공유했던 것이 특징입니다.

올해 윤 대통령의 연설은 급격한 기술발전과 환경변화로 갈등의 씨앗이 싹트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혼란상 속에 ‘연대의 복원’을 제안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주제인 ‘공존을 향한 여정(Journey Towards Coexistence)’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과거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했던 대통령들의 연설문 가운데 흥미로운 부분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노무현 “이 자리에서 한국혁신 위한 5대 의제 제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3년 개최된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기념사를 남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다섯 가지의 의제를 제시했습니다”라며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 구상과 목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좀더 구체화되고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더디지만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제시한 다섯개 의제는 수평적 네트워크형 정치체제의 도입, 경제시장개혁, 노사문화의 혁신, 지방화, 동북아시대의 개막인데요.

첫번째 의제인 수평적 네트워크형 정치체제 도입은 2002년 당시 매일경제신문 보도에 “정치인을 위한 정치 안하겠다”란 제목의 기사로 소개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 정치는 절차적으로는 상당 부분 진전됐으나, 독점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권력행태를 유지해 왔다”며 “이같은 수직적 정치체제를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직적 정치체제로 인해 유권자와 당원이 배제되는, 이른바 ‘정치인 을 위한 정치’가 계속됐다는 지적입니다.

그가 꿈꿨던 당원 중심의 정치체제가 오늘날에는 일정부분 도입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요즘에는 거대양당의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당원 표심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이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아 노 전 대통령이 바랬던 정치이상이 이것인지는 의문이 드는 게 현실입니다.

이명박 “세계지식포럼, 아시아 최대 지식축제이자 포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2008년 제9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했습니다.

그는 “세계지식포럼이 출범한 지가 엊그제 같았습니다만, 벌써 9년째가 됩니다. 저는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부터 이 행사에 늘 참여해 와서 많은 글로벌 리더들과 함께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라며 깊은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9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세계기구 설립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박상선 기자>
이 전 대통령은 이어서 “포럼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제시하는 진단과 제안, 그리고 시대를 앞서 가는 통찰력은 저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라며 “이제 세계지식포럼은, 아시아 최대의 지식축제이자 최고 수준의 포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제15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 자리했는데요. 그는 “‘지식공유를 통한 세계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과 번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출범한 세계지식포럼은 이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수준의 지식 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앞으로 사흘간 펼쳐질 세계지식포럼에서 세계 석학들의 강연과 다양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여는 소중한 열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과 각종 기록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 있는 약 90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기자페이지와 연재물을 구독하시면 매주 정치현안에 대한 흥미있는 기사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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