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호남 대전 승자는? 부산 ‘디비질까’?···10·16 재보궐선거 관전포인트
10·16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는 없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호남 대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서울에서 교육감을 두고 벌어질 보수와 진보의 승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6일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정당·진영 간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된다.
민주당 VS 조국혁신당, 호남 민심은 어디로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선거는 평소 같으면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모이지 않았겠지만 이번엔 조국혁신당이 경쟁자로 나서면서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영광군수에 장현 후보, 곡성군수에 박웅두 후보를 공천했다. 4·10 총선 때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를 기조로 했지만, 이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세 확장을 위해 지역 선거에도 뛰어들었다. 조국 대표가 월세방을 얻어 두 지역에 거주하며 직접 선거를 뛰고 있다. 그만큼 사활을 걸었다는 뜻이다.
여기엔 호남의 민주당 지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민주당 최대 이벤트인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최종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20%대로 역대 최저치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호남의 불안과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승리를 자신하며 조국혁신당 출마 강행을 야권 분열로 몰아세우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남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이) 경쟁하면 진보의 분화가 시작될 우려가 깊다”며 “영광, 곡성은 어차피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니 범야권은 국민의힘 텃밭인 인천 강화, 부산 금정에서 단일후보로 승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정·강화, 혹시 지면 한동훈 대표 책임론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입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국민의힘이 유리한 지역인데 패배한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1일 부산 방문 때 금정구를 찾아 주민들을 만나고 예비 후보들을 독려했다. 의료대란 등 이슈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불안한 지점이다.
야권은 단일화 이슈를 띄우고 있다. 민주당은 금정구에 일찌감치 김경지 변호사를 전략공천해 선거 운동을 펴고 있다. 부산 출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금정구 현안만 놓고 후보자 간 공개 토론을 해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이 불거지며 주목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개혁신당도 허은아 대표가 금정구청장 후보에 출마할 인사를 영입하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강화군수 선거는 국민의힘 분열이 변수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치열한 경선을 통해 박용철 전 인천시의원을 후보로 선출했다. 이번 선거엔 13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했는데, 지난 3월 지병으로 별세한 유천호 전 군수의 아들 유원종 후보 등 낙선 후보들이 결집하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장을 2번이나 지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경선 전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한연희 강화미래발전운동본부 대표를 공천했다. 여권 표심이 분열하고, 정권심판론이 작동한다면 당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 서울에서 ‘보수 대 진보’ 교육감 격돌
서울시교육감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해직교사 부당 채용’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이번 선거에 추가됐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에서 공천하지 않지만, 지난 총선 후 서울의 민심이 보수와 진보 중 어느 방향으로 향할 지 가늠할 진검 승부로 인식되고 있다. 어느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하느냐, 어느 후보가 중도층을 더 흡수할 수 있느냐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단일화 실패로 인해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3번 연속 패배한 보수 진영에선 이번에야말로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보수 진영 예비후보인 조전혁 전 의원과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해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진보 진영에선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보진영 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각 후보 캠프와 경선 룰을 협의해왔는데 지난 13일 8명 중 5명의 후보가 별도의 단일화 기구를 꾸리겠다고 선언하면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 출마는 진보 진영의 뜨거운 감자다. 그는 12년 전 선거 비리로 서울시교육감 당선무효형을 받은 터라 민주당에서 반대가 나온다. 당시 판결 후 35억원의 선거 보전금을 완전히 반납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민주당의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곽 전 교육감의 출마를 만류했지만 곽 전 교육감은 출마 의사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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