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 벌써 득점왕 3연패를 손안에 움켜쥘 기세… 초반 대폭발로 루니마저 울려[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한결같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용솟음치는 폭발력은 젼혀 힘을 잃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거세진 느낌을 자아낸다. 내뿜는 기세는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다”라는 사자성어 경천동지(驚天動地)와 참으로 어울린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휩쓰는 격렬한 ‘골 바람’은 갈수록 놀랍다. ‘감히’ 맞서겠노라 도전장을 내밀 엄두조차 갖지 못하게 하는 형세가 그려지는 2024-2025 EPL 초반 형세다. 엘링 홀란(24·맨체스터 시티)이 평정한 ‘득점 천하’는 요동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2022년, 강풍이 EPL에 휘몰아쳐 왔다. 그리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22-2023시즌(36골)과 2023-2024시즌(27골) 득점왕 타이틀은 오로지 한 골잡이의 몫이었다. 위세가 다소 약화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2024-2025시즌 막이 오르며, 강도는 더욱더 강렬해졌다. 홀란이 EPL 마당을 밟으며 휘몰고 온 골 바람이 갈수록 맹렬해질 듯한 조짐이 엿보이는 이번 시즌이다.
단순한 주관적 예상이 아니다. 객관적 지표인 기록적 측면에 바탕을 둔,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무척 큰 전망이다. 시즌 막이 오른 지 불과 4경기 만에, 홀란은 이미 또 하나의 놀랄 만한 기록을 세웠다. 시즌 개막 4경기(1~4라운드) 최다 득점 부문에서, 종전 기록을 한 걸음 더 능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차례 해트트릭을 비롯해 벌써 9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평균 2.25골,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홀란이 EPL 역사에 아로새긴 대표적 발자취는 한 시즌 최다 득점이다. EPL에 혜성처럼 나타난 2022-2023시즌, 엄청난 골 폭발을 일으키며 36골을 터뜨려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34골: 1993-1994시즌 앤디 콜,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에서 두 걸음을 성큼 더 내디뎠다.
이 대단한 기록도 2024-2025시즌을 끝으로 ‘수명’을 다할 듯하다. 이번 시즌 초반에 나타난 양상에서 추정할 수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기록을 창출할 주인공도 홀란이 아닐까 싶다.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골 폭풍’을 일으킨 홀란의 위세를 볼 때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확정적인 전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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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가 갖고 있던 시즌 초반(1~4라운드) 최다골 기록 넘어서며 등정 열망 불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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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시즌 초반, 홀란은 무척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4라운드에서, 4경기 연속 상대 골망을 갈랐다. 지난 8월 18일(이하 현지 일자) 개막 어웨이 첼시전(2-0 승) 선제 결승골은 이번 시즌 대폭발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홈 입스위치 타운전(8월 24일·4-1 승)과 어웨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8월 31일·3-1 승)에선, 잇달아 해트트릭을 앞세워 상대 골문을 유린했다. 어웨이 브렌트퍼드전(9월 14일·2-1 승)에선, 잠시 숨을 고르는 양 2골을 낚았다. 놀랍게도, 3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나머지 1경기(입스위치전)에선, 동점골을 넣었다.
그야말로, “상상도 안 되는 통계(mind-boggling stats)”라는 후스코어드닷컴의 표현이 실감 나는 활약상이다. 선봉장 홀란의 맹활약에 힘입어 펩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는 신바람의 승전고를 경기마다 울리고 있다. 4연승을 내달리며 5연패의 신기원을 이루겠다는 열망을 부풀린다. 물론, 선두다.
당연하다고 할까? 홀란의 이 같은 초반 골 폭발은 또 하나의 기록 창출로 이어졌다. 시즌 개막 4경기 최다 득점의 새로운 타이틀 홀더로 자리매김한 홀란이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웨인 루니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지휘 아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왕조’가 구축됐던 시절인 2011-2012시즌 1~4라운드에서, 루니가 8골을 뽑아내며 쌓았던 아성은 지금까지 12시즌 동안 무너지지 않던 철옹성이었다(표 참조).
사실, 홀란이 EPL로 둥지를 옮겨 맞이한 첫 시즌부터 이 부문에서도 머지않아 힘차게 날갯짓하리라는 조짐이 엿보였다. 2022-2023시즌을 시작으로 2시즌 잇달아 6골을 잡아내며 신기록 수립을 가시권에 둔 바 있는 홀란이다.
이 부문에서,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도 5걸 안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2020-2021시즌 1~4라운드에서, 6골을 터뜨려 공동 4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다음 시즌(2021-2022) 득점왕(23골)의 씨앗은 이때 뿌려지지 않았을까?
홀란의 굉장한 초반 골 폭발은 다른 팀의 득점과 대비했을 때 한결 두드러진다. 이번 시즌에, 홀란이 뽑아낸 9골은 EPL의 다른 19개 팀당 골 수보다 많다. 맨체스터 시티(11골)에 이어 팀 득점 2위를 달리는 첼시(8골)조차도 홀란 개인보다 한 골 뒤진다.
유럽 5대 빅리그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프랑스 리그 1 득점 선두를 달리며 2위에 오른 메이슨 그린우드(22·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보다도 네 걸음씩이나 멀찍이 앞서고 있다.
슈팅 성공률도 무척 인상적이다. 4경기에서, 홀란은 EPL 전체 선수 중 최다 슈팅(20개)을 날렸다. 이 가운데 9개를 골문 안에 꽂아 넣어 45%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최소 5개 이상 슈팅을 기록한 총 84명 선수 중 최고의 명중률이다. 유효 슈팅으로 국한하면 놀랍기만 한 골 적중률을 엿볼 수 있다. 유효 슈팅 14개 가운데 9개를 골로 이어 가 64.3%의 성공률을 뽐냈다. 물론, 최고다.
맨체스터 시티는 오늘 22일(한국 일자 23일) 승점 2점 차(10-12)로 뒤를 쫓는 2위 아스널과 홈(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이번 시즌 패권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회전을 치른다. 이 한판에서, 홀란이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 가는 폭발적 몸놀림을 펼칠지 눈여겨볼 만하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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