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들이 뽑은 K팝…네일 원픽은 에스파 ‘슈퍼노바’…박찬호·구자욱 등장곡도 엄지척

배재흥 기자 2024. 9. 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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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구하는 에스파 카리나.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국의 야구장은 ‘거대한 노래방’이라고도 불린다. 등장곡, 응원곡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노랫말을 한목소리로 ‘떼창’하는 팬들의 응원은 KBO리그만의 특징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아직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 선수들도 케이팝에 꽤 빠삭하다. 나아가 한국에서 아이돌 산업이 가진 영향력을 유추해내는 선수도 있다. 올해 프로야구에 데뷔한 1년 차 외국인 선수 6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케이팝이 무엇인지 물었다.

NC 카일 하트, 맷 데이비슨, LG 디트릭 엔스, 삼성 르윈 디아즈, SSG 드루 앤더슨(위에서부터).



KIA 제임스 네일은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슈퍼노바’(Supernova)를 꼽았다. 멤버 중엔 카리나를 제일 좋아한다고 얘기했다. 네일은 단순히 케이팝을 즐기는 것을 넘어 “시구자로 아이돌 가수들이 많이 오는 걸 보면서 케이팝이 한국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잠실에서 트와이스 사나가 왔을 때 나에게 인사를 해줬다”며 “나도 트와이스를 잘 몰랐고, 상대도 나를 잘 몰랐을 텐데 인사를 해줘서 기억에 남았다”고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야구장에서 케이팝을 접하고 일부러 더 찾아 듣는 선수도 있다. LG의 디트릭 엔스는 “요즘 케이팝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싸이와 블랙핑크, 뉴진스 등 야구장에서 나오는 케이팝들이 다 중독성이 강해 계속 귀에 맴돈다”고 설명했다. 최근 그의 ‘최애 노래’는 아이돌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스티키’(Sticky)라고 한다. 엔스는 “박자와 리듬을 기억하기 쉬워서 중독성이 있는 노래”라고 했다.

상대 등장곡에 매료된 선수도 있다. SSG의 외국인 투수 드루 앤더슨은 지난 5월10일 광주 KIA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KIA 박찬호의 등장곡을 아직 기억했다. 앤더슨은 “첫 등판이라 정신도 없었는데 유난히 좋게 들렸다”며 “평소 록 종류 음악을 좋아하기도 해서 멜로디가 끌렸다”고 전했다. 박찬호의 등장곡은 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부른 ‘돌덩이’다.

삼성의 르윈 디아즈는 아내의 영향으로 케이팝이 낯설지 않다. 디아즈는 “아내가 케이팝 팬이다. 한국에 온 뒤로 야구장에서 케이팝을 많이 접해 익숙해지는 곡들이 생겼다”며 “좋은 노래가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 구자욱의 등장곡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 노래는 KT 김상수의 동생인 가수 우디가 구자욱에게 선물한 자작곡으로, 삼성뿐 아니라 다른 구단 팬들도 두루두루 좋아하는 곡이다.

NC의 카일 하트는 지난 7월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서 축하 공연을 한 밴드 데이식스의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를 선택했다. 하트는 “야구장에서 종종 들리는데,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세븐’(Seven)을 꼽은 맷 데이비슨은 “비트도 흥미롭고 가사도 재밌다”며 “노래가 그냥 너무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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