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술 취해 경찰관 폭행한 지인 못 봤다고 위증한 40대 징역형

대전지법 전경. 대전일보DB

술에 취한 채 경찰관을 폭행한 지인의 모습을 못 봤다고 법정에서 거짓 진술한 4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1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2-2형사부는 최근 위증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A 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양형부담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개월의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을 소폭 상향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7월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열린 B 씨의 공무집행방해 사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법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2021년 8월 27일 오후 11시쯤 충남 보령시 한 아파트 앞 출입구에서 술에 취한 B 씨가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욕을 하며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했으나, 법정에서 "B 씨가 경찰관에게 욕하거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사실이 증명, A 씨가 기억에 반하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증거로 제출한 채증 영상에 B 씨가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담겨있어서다.

A 씨는 경찰관을 향해 욕설하는 B 씨에게 "하지 마, 하지 마"라고 말하고, 경찰관을 폭행하려는 B 씨를 제지해 추가 폭행을 막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는 B 씨가 경찰관에게 욕하고 폭행한 사실을 보고 들어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욕설을 듣지 못하고 폭행을 보지 못했다고 한 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증언"이라고 했다.

이에 A 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거짓 증언으로 법원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걸 방해했다"며 "위증 범행이 충분하지만, 반성의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고 범행 동기와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가벼워 부당해 보인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