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버럭' 위성우 감독의 아픈 손가락, 주인공은 센터 '오승인'

김우석 2024. 9. 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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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위성우 감독은 전형적인 T급 감성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냉혹함에 있어 당대 최고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이 계속 정상급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우리은행 첫 부임 시절 현재 여자 국가대표 팀 양지희 코치로부터 여수 전지훈련을 빗대 ‘개가 부러울 정도’라는 명언을 남기게 한 인물이다. 경기와 연습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얼음같이 차가운’ 승부사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동경과 나고야를 돌며 전지훈련을 겸한 연습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난 12,13일은 동경 가시와를 찾아 WJBL 명문 팀인 JX 에네오스와 일전을 벌였다.

첫 경기는 46-75로 패했다. 전반전 27-26으로 앞섰지만, 후반전 7명 스쿼드에 기인하는 체력과 집중력 저하를 실감하며 완패를 당했다. 두 번째 경기는 달랐다. 0-8 런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지만, 선수들은 투지를 발휘했고, 위성우 감독은 경기 끝까지 선수들을 독려하며 60-67로 7점차 패배만 허용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두 게임을 치른 후 위 감독은 “박신자컵을 잘했다. 하지만 첫 경기를 치르고 보니 역시 우리 실력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 팀이 전력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정확히 우리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그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정규리그를 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은 역대급으로 혼란한 비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신자컵을 치렀지만, 과연 어느 팀이 좋을 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분명히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약화되었다. 우승 멤버 4명(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나윤정)이 빠져 나가고 심성영, 한엄지, 박혜미가 새로운 얼굴로 합류했다. 이름값과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분명 우승 멤버보다는 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위 감독이 ‘우리 위치를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 이유다.  

 

첫 번째 경기 후반전에 경기를 거의 지켜보다시피 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조금도 쉬지 않고 ‘버럭 위’의 위용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에 달라진 경기 내용은 7점차 패배만 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경기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두 번째 경기를 시작 전, 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많은 주제가 다뤄졌다. 선수들은 슈팅을 하기도 했고, 스트레칭을 하기도 했다. 트레이너 파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도 있었다. 

 

이때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농구 선수라고 하기에 깡 마르고 키가 큰 선수였다. 바로 오승인이었다. 질문을 던졌다. 첫 경기에 나서지 않은 오승인에 대해. 

 

위 감독은 낮은 목소리로 '보류'와도 같은 느낌을 전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위 감독은 “(오)승인이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 지난 시즌에 내가 좀 강하게 다그치면서 경기에 나가 부상을 당했다. 재활이 끝났고, 운동을 진짜 열심히 한다. 참을성도 좋다. 승부욕도 강하다. 하지만 아직 경기에 투입 시킬 수 없다. 너무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진심이 느껴졌다. 극T(이성적 판단)라고 평가받는 위 감독이 감성 가득한(마치 극F와도 같은 분위기였다) 목소리로 오승인에 대해 전해주었기 때문. 그 만큼 오승인은 위 감독에게 아픈 손가락인 듯 했다. 

오승인은 누구인가? 2020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183cm 센터다. 네 시즌 동안 통산 기록이 0.6점 1리바운드에 불과하다. 데뷔 시즌(2020-21) 시즌 이후 두 시즌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도 평균 5분을 뛰지 못했다. 한 때 얼짱 선수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선수로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현재다.

물론, 일본 전지훈련 두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위 감독은 성실함을 바탕으로 훈련을 묵묵히 소화해내고 있는 모습에 애련한 마음을 느끼는 듯 했다. 냉철한 승부사도 선수의 순수한 성실함에는 감성적인 모습을 감출 수 없는 듯 했다.

오승인이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우리은행은 백업이 분명히 필요하다. 위에 언급한 대로 위 감독은 쉽게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 백업으로도 ‘아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성실함을 현실로 바꿔야 하는 오승인이다. 위 감독 역시 선수 때는 빛을 보지 못했던 동병상련이 있다. 오승인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우리은행은 현재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나고야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20일 한국으로 복귀, 시즌 개막까지 남은 한달 정도의 시간 동안 전력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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