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핑·뽀로로 루피…‘어른이들’이 더 빠져든다
대학생 최모씨(25)는 최근 아동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에 푹 빠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연히 접한 ‘차차핑’(캐치 티니핑의 캐릭터 중 하나)이 시작이었다. 동그란 얼굴에 앙증맞은 팔다리, 초롱초롱한 눈빛, 네 잎 클로버에 영감을 받은 듯한 차차핑의 귀여운 외모에 푹 빠지게 됐다고 한다. 최씨는 유튜브에서 애니메이션을 찾아보며 티니핑의 매력에 더 깊게 빠졌다. 웃돈을 주고 ‘차차핑’의 랜덤(무작위) 피규어 인형을 사기도 하고, 티니핑 키링(열쇠고리)과 스티커도 모았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끈 ‘캐치 티니핑’이 최근 20·30세대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20·30대 유튜버들이 티니핑 피규어 인형을 ‘언박싱(개봉)’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관상만 보고 티니핑 이름 맞추기’ ‘티니핑 MBTI(성격유형지표) 테스트’ 등의 콘텐츠도 인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20대 중반인데 60대 중반 아버지랑 사랑의 하츄핑(캐치 티니핑의 극장판) 보러 가는 건 오버일까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20·30세대가 티니핑의 매력에 빠진 건 티니핑의 ‘귀여운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최씨는 “처음에는 귀여운 캐릭터의 외모 때문에 관심이 갔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면 티니핑들의 순수함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처음에는 ‘차차핑’이 최애(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지만 요즘은 ‘또너핑’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져서 ‘또너핑’이 최애가 됐다”고 말했다.
티니핑 외에도 ‘뽀롱뽀롱 뽀로로’의 캐릭터 ‘루피’도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2030 소비자들을 노린 각종 한정판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들과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이 출시됐다. ‘짱구는 못말려’ ‘헬로 키티’ 등 2030세대가 어린 시절 자주 접했던 애니메이션도 인기다.
이러한 인기의 원인은 “2030세대가 힐링을 필요로 하는 시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키덜트(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만화·장난감에 열광하는 성인) 문화가 유행하는 이유는 냉혹한 사회에서 지친 어른들이 힐링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고향’을 찾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아동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순수함으로부터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에 열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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