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금광 두고 부족 전투 …“최소 30명 사망”
파푸아뉴기니에서 대규모 금광을 놓고 부족 간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포스트 쿠리어와 BBC 등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 경찰은 전날 엥가주 포르게라 계곡 인근에서 있었던 총격전으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매닝 파푸아뉴기니 경찰청장은 전투가 계속되면서 지난 14일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치명적 무력 사용권’도 허가받았다면서 “불법 광부와 불법 정착민들이 금광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부족을 공격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에는 술 판매가 금지되고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파푸아뉴기니에서 두 번째로 큰 광산이자 캐나다 광산 회사가 소유한 금광 운영도 중단됐다.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보안군을 투입했으며, 유엔도 부족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난 관리팀을 파견 할 계획이다.
엥가주 포르게라 계곡은 대규모 금광이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을 차지하려고 부족 간 전투도 끊임없이 벌어진다. 지난 5월 최대 2000명이 매몰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뒤 혼란을 틈타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부족 간 다툼이 더 거세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특히 사카르 일족이 지난 8월쯤 라이벌 일족인 피안데가 소유한 땅에 정착한 이래로 포르게라 금광 근처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BBC가 전했다. 지난 15일 부족 간 평화회담이 실패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파푸아뉴기니는 호주 북쪽 뉴기니섬 동쪽 지역이다. 산악지역과 열대우림 지역에는 중앙 정부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아 다양한 부족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부족 간 갈등으로 전투도 벌어지는데 과거에는 창이나 칼을 들고 싸웠지만 최근에는 소총이나 폭탄 등이 유입되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라디오 뉴질랜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력 사태를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자리에서 “부족 간 폭력은 많은 희생자를 낳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을 방해하며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종식되기를 특별히 희망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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