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아프지 말자고 했는데"… 응급실 찾은 환자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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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대란 때문에 추석에는 병원 가기 더 힘드니까 가족들끼리 아프지말자고 다짐했었거든요."
추석 연휴 나흘차인 17일 오전 8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전주예수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이 모 씨(61‧경남 창원)의 지친 목소리다.
응급실 앞은 시간이 지날수록 병원을 찾은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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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환자들 "의료대란 빠른 시일 내 해결돼야"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의료 대란 때문에 추석에는 병원 가기 더 힘드니까 가족들끼리 아프지말자고 다짐했었거든요."
추석 연휴 나흘차인 17일 오전 8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전주예수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이 모 씨(61‧경남 창원)의 지친 목소리다.
이 씨는 평소 심장 질환과 혈압이 안 좋았던 80대 노모의 증상이 이날 아침 급격히 나빠져 장수의 본가에서 추석 아침을 맞으려다 119 구급차에 올랐다고 했다.
오전 7시 30분쯤 병원에 도착했다는 그는 "어머니가 전주에서 다니던 병원이 있는데 거기는 병상이 없다고 오지 말라더라"며 "오늘처럼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온 적이 몇번 있는데, 그때는 출발하고 5분도 안 돼서 병원이 정해졌지만 오늘은 20여 분 만에 병원이 정해졌다. 정말 긴 20분이었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응급실 앞은 시간이 지날수록 병원을 찾은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교통사고로 이송돼 온 환자들과 고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로 현장은 순식간에 분주해졌다.
일부 교통사고 환자들은 가려던 병원에 병상이 없어 이른바 '뺑뺑이'를 돌다 해당 응급실에 도착하기도 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필수의료 인력 공백이 심화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 현장의 혼란도 지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응급실을 찾은 구급대원들을 통해 이같은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이는 지난 12일 소방청이 광역 시도에 '구급 현장 활동 관련 언론 대응 유의 사항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배포한 영향으로 보인다. 해당 공문에는 '업무 처리 중에 알게 된 사실에 대한 비밀 누설 금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급대원은 '병원을 돌다가 오신 거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더 이상의 대화를 이어가진 않았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뺑뺑이) 상황이 며칠 사이 달라졌겠냐"고 말했다.
실제 응급실 뺑뺑이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뺑뺑이를 돌다 중상자를 싣고 온 구급대원들뿐 아니라 일반 환자들까지도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다니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4세 아들을 품에 안고 급히 응급실을 찾은 30대 젊은 부부도 '안과 쪽 선생님이 안 계셔서 진료가 어려울 거 같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한 보호자는 "단순 감기는 어떻게 동네 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겠지만 중증 환자가 곁에 있는 보호자들은 진짜 너무 불안하다. 그런데 의료대란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갈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응급이나 중증 환자가 병원을 찾다가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없도록 하루빨리 모든 상황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자치도 보건당국은 추석 연휴 전후 2주간(9월 11일~25일)을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지정하고, 도내 응급의료기관‧응급의료시설 20개소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응급의료‧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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