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제시 노프싱어 맥킨지 파트너 “ESS는 친환경 발전 약점 보완해주는 좋은 수단”

홍준기 기자 2024. 9.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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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는 전력 시장에 변동성이 클 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친환경 발전 비중 증가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ESS의 설치 유인도 커진 셈이지요.”

제시 노프싱어 맥킨지 파트너는 WEEKLY BIZ와 서면인터뷰에서 미국 내 대표적인 석유 산지인 텍사스에서조차 ESS 시설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텍사스는 미국 내 원유 생산을 40% 이상 차지하는 지역인데, 캘리포니아와 함께 ESS가 가장 많이 설치된 지역이기도 하다.

제시 노프싱어 맥킨지 파트너/맥킨지 제공

ESS는 전력망에서 전기가 남아돌 때 싼 가격에 사서 내부 배터리에 저장하고 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내다 파는 시설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의 비중이 커지면 ‘전기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ESS가 필수적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성이 큰 친환경 발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응집물질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노프싱어 파트너는 전력 및 유틸리티 업체와 해당 분야 투자자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전력 시장에서 넷제로(순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달성을 위한 로드맵 설계 등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배터리 기반 ESS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최적의 수단일까. 수소 등에 비해 이점이 있나.

“ESS는 최근 설치에 필요한 비용이 낮아지고 있고, 설치 장소를 선정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전력 효율이 높고(충전했다가 다시 전기를 꺼내 쓸 때 손실되는 전기가 적음), 전력 수요에 대한 빠른 대응도 가능하다. 수소와 비교를 하면 ESS는 단기적인 수요·공급 불균형을 해결하는데 유리하다. 최근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증가로 발생하는 불균형은 아주 짧은 기간(몇 분에서 몇 시간) 사이에 생기는 것이고, ESS는 이에 대응하는데 괜찮은 방식이다. 24시간 내에 발생하는 전력 과잉이나 부족에 대응하기에는 ESS가 좋지만, 대신 수일에서 수개월간 전기를 보관하는 건 수소가 더 낫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과학적으로 전기를 보관하는 건 왜 어려운가.

“우리가 이용하는 에너지원은 연료의 형태가 많다. 이건 저장이나 운송이 쉽다. 휘발유나 천연가스 같은 것 말이다. 전기는 다르다. 이건 전선을 타고 흐르는 일종의 흐름과 같은 것이다. 전기는 휘발유·천연가스 같은 게 아니라 이러한 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와 같은 것이다. 배터리 안에 전기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화학적 에너지로 바꿨다가, 나중에 다시 화학적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바닷가의 파도에서 물을 퍼서 보관한다고 에너지까지 담아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만큼 전기를 보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텍사스에 ESS가 늘어나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 텍사스는 ‘석유 친화 도시’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텍사스 전력 시장은 경제적인 이점이 있다면 어떤 발전 기술도 연결하도록 설계됐다. 지난 15~20년간 미국 연방 정부 보조금 덕도 있었고,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용이 빠르게 저렴해졌다. 텍사스 전력망(ERCOT) 내에서 친환경 발전의 경쟁력이 엄청나 커진 셈이다. 이에 ESS 설치도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늘었다. (친환경 발전 비중이 늘면서) 전력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ESS의 수익성이 커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최근 전반적으로 ESS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ESS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시간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시장의 디자인과 보상 체계가 ESS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최근 전력 시장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ESS 투자가 수익을 내려면 두 가지가 중요하다. ESS의 기능에 대한 필요성이 존재해야 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경제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

-안전성 등 ESS 산업이 극복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ESS의 성능이나 비용 차원의 개선은 ESS 시장의 규모를 키울 것이다. 전력 소비자에게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쓸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가격과 성능이 개선된다면 ESS 설치 유인은 더 커질 거다. 화재 발생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다면 가스발전소나 원전, 인화성 물질을 신고 다니는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화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험은 센서나 제어 기술의 발전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게다가 새로운 화학 조성을 통해 만들어진 배터리들은 화재 위험이 없다. 예를 들어 나트륨 기반 배터리 등이 나온다면 ESS 화재 위험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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