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 스파이스 라떼, 펌킨 파이…미국이 가을만 되면 호박國 되는 이유
“펌킨 스파이스 라떼(호박맛 라떼)의 계절이 돌아왔다.”
9월에 접어들며 미국 내 카페 체인점들은 하나둘 펌킨 스파이스 라떼 출시를 발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더위가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달 22일부터 펌킨 스파이스 라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2주 빠른 시기다. 20여년 전인 2003년 스타벅스가 처음 개발한 이 음료는 우유에 호박 시럽, 에스프레소 샷 등을 더한 메뉴로 미국인들에게 ‘가을이면 꼭 먹어야 하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펌킨 스파이스 라떼의 인기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인들의 ‘호박 사랑’은 유별나다. 카페 음료뿐만 아니라 호박 파이, 호박 수프 등 호박을 이용한 각종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는다. 매년 10월 31일인 핼러윈 시기가 되면 호박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호박의 속을 파내고 껍질에 눈과 입 등 표정을 그린 으스스한 등불 ‘잭 오 랜턴(Jack-o’-lantern)’이 거리 곳곳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왜 미국에선 가을만 되면 식탁 위와 온 거리가 호박으로 뒤덮이는 걸까.
일단 호박이 많이 재배되기 때문이다. 재작년 기준 미국에선 약 54만5000t의 호박이 수확됐다. 중서부 곡창지대인 일리노이주가 전체 호박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커다란 호박이 많이 나는 만큼 추수감사절과 핼러윈 등 가을철 축제에서 호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고, 호박은 가을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 기준 미국의 1인당 호박 소비량은 2.7kg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박의 용도가 다양한 만큼 식용이 아닌 장식용 호박을 주로 기르는 주들도 있다.
문화적 상징이 된 호박은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 대부분의 성인 미국인들이 유년 시절 가족과 다같이 둘러앉아 호박을 재료로 한 음식을 나눠 먹고, 호박 속을 파낸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마케팅 부팀장 토마스 프래더는 펌킨 스파이스 라떼의 인기 비결로 ‘익숙함’을 들며 “(호박맛 음료는) 삶에서 평범하고, 예측 가능하며, 편안함을 주는 무언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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