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에 걸친 혈투...FIA WEC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가 남긴 것들
치열한 경쟁 속 피어난 각 팀의 다양한 이야기 돋보여
11월 2일 최종 바레인 8시간 내구 레이스에 관심 집중
포르쉐 펜스키 모터스포트가 과감한 전략을 통해 경기 초반부터 선두에 오르고, 이후 이어지는 레이스에서도 견고한 주행을 선보이며 끝내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더불어 매 순간, 치열한 경쟁, 배틀이 펼쳐지며 후지 스피드웨이를 찾은 6만 5,800명의 관람객들을 모두 환호하게 만들었다.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모두의 시선을 끈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는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
FIA WEC 무대에서 화려한 실적을 올리며 물러났던 포르쉐는 어느새 다시 복귀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르쉐 입장에서도 경쟁자가 적었던 시절보다 더 많은 경쟁자들과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지금이 더욱 즐거운 모습이다.
지난 시즌, 포르쉐는 FIA WEC 무대에 복귀하며 포르쉐 펜스키 모터스포츠를 통해 그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 레이스카의 업데이트, 드라이버 라인업 개편 및 허츠 팀 죠타도 경쟁력을 더하며 '시즌 경쟁'에서 토요타를 거세게 압박하는 모습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력은 이번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다시 한 번 입증됐다. 5번의 963를 경기 내내 시련이 많았지만 6번의 963은 세 명의 드라이버들이 뛰어난 호흡, 그리고 과감한 더블 스틴트 전략 등을 앞세워 레이스 대부분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특히 선두에 오른 이후 피트 스톱으로 인해 중간중간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포르쉐가 우위를 점하는 형세를 계속됐고, 허츠 팀 죠타 역시 여느 때보다 경쟁력 있는 주행으로 현장을 찾은 포르쉐 팬들의 열띤 응원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이제 오는 11월 2일, 바레인에서 열릴 '바레인 8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복귀 첫 챔피언을 향한 주행을 시작할 차례다.
모든 레이스가 그렇듯 포디엄의 주인공은 단 한 명, 혹은 단 한 팀으로 국한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번 FIA WEC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에서는 포르쉐 펜스키 모터스포트 외에도 '두 팀의 주인공'이 탄생해 많은 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그 주인공은 FIA WEC로 복귀해 첫 포디엄 피니시를 이뤄낸 BMW M 팀 WRT, 그리고 알핀 엔듀어런스 팀이었다. 두 팀 모두 과거부터 다채로운 모터스포츠 경력, 그리고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하이퍼카' 클래스는 더욱 높은 허들이었다.
BMW는 특유의 거대한 콧구멍을 앞세운 M 하이브리드 V8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더불어 'M is BACK'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도 처참했다.
게다가 BMW M 팀 WRT는 이번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의 연습 예선에서 20번의 레이스카가 홀로 코스를 이탈, 방호벽에 충돌하며 '불안한 시작'을 알리는 바람에 그 장면을 목격한 팬들과 관계자에게서 '수위권 밖'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포르쉐 펜스키 모터스포트가 체커를 받은 후 곧바로 BMW M 팀 WRT(#15), 그리고 알핀 엔듀어런스 팀(#36)이 2위와 3위로 경기를 마무리 하며 다시 한 번 포디엄에 올라 많은 팬들 앞에 설 수 있었다. 또한 2025년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근 몇 년 동안 FIA WEC 무대에서 가장 강력한 팀이 있다면 바로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선봉장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포르쉐가 여러 대의 963를 투입해 공세를 펼치는 것에 비해 단 두 대의 GR010 하이브리드만으로 승부를 하는 그 모습은 '자신감'이 자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의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다소 부침이 심한 모습이다. 실제 올 시즌 전체적인 행보를 보았을 때에도 이전과 같은 수준의 경쟁력, 혹은 '막강함'은 보이지 않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다. 물론 BOP(밸런스 오브 퍼포먼스) 등의 영향으로 이전과 같지 않은 퍼포먼스라고는 하지만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물론 그러한 선택은 '지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긴 했지만 반대로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포디엄 정상'을 다시 한 번 페라리에게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만 보며 보는 걸 판단하는 일부 팬들에게 '빈집털이'라는 비아냥을 다시 한 번 마주하는 상황을 자처하는 모습이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GR010 하이브리드는 숱한 BOP에도 여전히 '폴포지션'을 노릴 수 있을 만큼 빠르고, 팀은 충분히 강력하다. 분위기 반전은 단연 최종전 승리,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즌 챔피언에 다시 오르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고민' 없이 격렬히 달릴 때다.
흔히 자동차 마니아를 자처하는 이들은 '미국 자동차들은 코너링이 나쁘다'는 비아냥 아닌 비아냥을 하고 만다.
그러나 막상 도로 위를 달리는 미국 자동차 중에서는 더이상 코너링이 나쁜 차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차량을 만드는 브랜드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동차 개발'이라는 것이 더이상 '감성' 혹은 '체감'의 영역으로 이루어지는 시대도 아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편견은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미국의 주요 브랜드들은 여전히, 그리고 다시 한 번 유럽 브랜드과 격돌하며 자신들의 경쟁력, 그리고 나아가 실제 레이스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레이스 결과는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두 레이스카 모두 포디엄에 오르진 못했지만 랩타임은 물론이고 레이스 내내 선보인 경기력 역시 무척 인상적인 수준이라 '미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 변화에 조금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체격으로 유럽의 날렵한 레이스카 사이에서 경쟁력 있는 주행, 그리고 배틀을 펼치며 독특한 매력을 과시했다. 더불어 V 시리즈.R, 콜벳 Z06 LMGT3 그리고 머스탱 LMGT3 모두 다른 레이스카들은 뽐낼 수 없는 '강렬한 사운드'를 과시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를 앞두고 깜짝 발표를 했다. 바로 브랜드 모터스포츠 활동에 새로운 부분으로 FIA WEC 및 IMSA GTP 등의 '프로토타입 내구 레이스' 출전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 그리고 팀의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지난 시간 동안 '제네시스 브랜드'에 역동성을 불어 넣기 위해 노력했다고 알려진 브랜드의 여러 행동보다 훨씬 가치 있고, 효과적인 방법이기에 모터스포츠 팬들 및 관계자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됐다.
이미 FIA WEC 무대에는 토요타와 포르쉐, 페라리, 푸조, 알핀, 람보르기니 등이 참전해 경쟁의 열기를 더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열리는 IMSA GTP 부분에서는 어큐라 또한 '브랜드 경쟁' 참가해 유럽 전역, 그리고 북미 시장의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세계 무대에 자국의 선수들 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토요타처럼, 제네시스 브랜드 역시 이번의 출전 선언을 통해 '자국 모터스포츠의 육성' 그리고 경쟁력 있는 선수들의 발굴과 기용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본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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