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尹 정부 쌀 정책 100점 만점에 5점도 안돼…재고미 놔두고 햅쌀 사료화?”

윤주성 2024. 9. 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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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이무진 전남 해남군농민회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8TgyAw2-AAA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올해 벼농사는 풍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벼가 익어가는 들판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얼굴은 근심 걱정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산지 쌀값이 떨어지면서 멀쩡한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사례까지 있다고 하는데요. 농민들은 정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무진 해남군 농민회장 연결해서 농민들 현재 심정은 어떤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무진 해남군농민회장 (이하 이무진):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회장님도 해남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다고 하던데 해남에서 쌀농사 짓는 분들이 많이 있지요?

◆ 이무진: 네. 전국 최대 쌀 생산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윤주성: 현황을 소개해 주실까요?

◆ 이무진: 쌀 생산 면적은 해남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전남은 쌀 생산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통계상 나와 있습니다.

◇ 윤주성: 전국에서 전남이 차지하는 쌀농사 비중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인가요?

◆ 이무진: 전체 생산량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요.

◇ 윤주성: 전국에서 쌀 생산량의 20%니까 정말 많은 양의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쌀값 폭락이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그 상황은 지금 어떻습니까?

◆ 이무진: 쌀값 폭락도 폭락인데요. 다 아시다시피 올해 굉장히 더웠잖아요. 이런 더위뿐만 아니라 각종 이상 기후로 인해서 병충해, 인건비, 영농비 상승으로 농민들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고요. 여기에 쌀 가격마저 폭락을 했습니다. 추석 전에 공급하는 쌀을 조벼라고 그러는데요. 추석 전에 나오게끔 하는데 2021년도 경우에 7만 5,000원 정도 했었거든요. 올해는 5만 4,000원 선에서 거래가 됐고요. 40kg 한 가마니당 2만 원 정도가 하락을 한 것이고요. 전체 쌀값으로 봤을 때도 9월 5일자 쌀값이 80kg에 17만 5,000원 정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 금액이 1999년도 정부 수매 가격인 19만 7,000원보다 낮은 가격이거든요. 지금 쌀값이 30년 전 가격보다 낮다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 윤주성: 회장님 말씀 듣고 보니까 쌀값이 많이 떨어진 것 같은데요. 농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무진: 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보니까 농민들이 감각적으로 아는 것이에요. 전부 큰일났다, 대책이 없겠구나. 한숨과 굉장히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윤주성: 말씀 들어보니까 각종 영농 자재 가격은 올라가고 반면에 쌀값은 떨어져서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전반적인 분위기나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무진: 지금 농산물 가격이 굉장히 높다고 인식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농민들 입장에서는 생산이 덜 되거나 아니면 영농 자재나 아니면 들어가는 생산비가 너무 폭등해서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높다고 판단을 하지만, 생산하는 농민들 입장에서는 실제로 수지타산이 안 맞을 정도의 상황이 계속 유지가 되고 있거든요. 거기에 쌀값이 폭락을 하다 보니까 굉장히 지금 농민들은 실제 농사를 지어서 소득을 얻어야 생계가 가능한데 빚으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서 현장에서 굉장히 큰일이다, 이런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언론 보도를 보면 산지 쌀값 하락에 항의해서 일부 농민들 같은 경우에는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사례까지 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 이무진: 어쨌든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정부나 언론이나 이런 데도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니까 실제 농민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이런 처지와 이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끔,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윤주성: 농민들은 쌀값이 이렇게 떨어진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 이무진: 농민들이 보기에는 국민들에게는 약간 생소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저희는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되는 수입쌀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혹시 수입쌀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40만 8,700톤이 매년 의무적으로 들어오거든요. 어느 정도 수준이냐 하면 경남이 한 30만 톤 정도 생산을 하고 있고요. 경기도가 35만 톤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나 경남 지역에서 생산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이 매년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고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현재 쌀값 폭락의 근본적 원인은 매년 이렇게 수입되고 있는 수입쌀이라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정부에서는 쌀 소비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쌀 가격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까?

◆ 이무진: 쌀 수요가 감소한 것도 사실이거든요. 부정할 수 없는데요. 그런데 금방 제가 수입쌀 이야기를 했지만 원래 수입쌀이 2015년도에 정부가 관세 전면 개방을 하면서 수입쌀 의무적으로 들여와야 되는 조항이 폐지됐거든요. 그런데 협상을 잘못해서 저율 관세 할당을 해서 의무적으로 계속 가지고 들어오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인데요. 그때 당시만 해도 전체 생산량이 7~8%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작년 기준으로 이것이 소비량 대비 수입쌀이 12%까지 늘어났거든요. 정부에서는 소비 감소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제가 수치를 확인해봤더니 전면 개방을 하기로 한 2015년도의 생산량은 432만 톤이었거든요. 작년에 생산량이 370만 톤, 14%의 정도 생산량이 줄었어요. 실제 한국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생산하는 양의 14%가 줄었는데 수입쌀은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8%에서 소비량 대비 12%까지 늘어났습니다. 수입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실제 계속 우리나라 농민들에게 생산량을 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줄어든 양만큼 수입쌀이 도리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보기에는 수입쌀이 쌀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지금 정부에서 수입쌀 관련해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 이무진: 수입쌀은 말도 꺼내지 않습니다.

◇ 윤주성: 수입쌀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은 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벼논에 대해서만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 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군요?

◆ 이무진: 그렇지요.

◇ 윤주성: 최근 정부가 쌀값 수급 대책을 내놨잖아요. 그 대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 이무진: 정부가 내년도 공공 비축으로 45만 톤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것은 매년 해왔던 방식이니까요. 그냥 그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고 나서 원래는 10월 15일 정도에 발표를 하는데 한 달 정도 당겨서 9월에 내년 수급 정책과 관련된 발표를 했는데요. 그것도 저희 농민들이 보기에는 대책이 아니다, 하나 마나 한 대책이라고 그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정부가 2만 헥타르가량을 사료화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쌀값이 떨어지는 원인은 아까 이야기했던 수입쌀과 재고미거든요. 2023년도에 판매되지 않고 남은 생산한 것이 남아서 그 재고미가 가격을 계속 하락시키고 있는데 그 재고미는 그대로 놔둔 채 올해 생산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햅쌀 10만 톤을 사료화하겠다는 정책은 이때까지 이런 정책 써보지도 않았지만 들어보지 못한 정책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잖아요. 쌀값 폭락하고 있는 재고미는 그대로 놔두고 새로 생산되지 않은 햅쌀 10만 톤을 사료화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농민들은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국민들 상식적으로도 저는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정책을 내는 공무원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10월 15일에 예상 수확량 통계를 보고 시장에서 남는 물량은 시장 정리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매년 해왔던 방식이에요. 이것은 정부가 주식인 양곡을 관리하라고 법에 명시해 놓은 방식대로 정부가 관리하기 위해서 일상적으로 해놓은 장치이기 때문에 지금 쌀값 폭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사실 이번 정부 대책 중에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2만 헥타르를 사료용으로 사용하겠다 이런 대책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그동안에는 쌀을 사료용으로 쓴다는 부분에는 사실 정부에서도 금기시하지 않았습니까?

◆ 이무진: 재고미를 소진하기 위해서는 사료용도 했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햅쌀을 사료화한다는 것은 이때까지 써보지 않은 정책이에요. 그리고 국민들 정서상으로도 쌀은 주식인데 재고미가 남아있는데 재고미는 그대로 놔두고 방치하고 햅쌀을 사료화하겠다는 것이 솔직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나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 윤주성: 정부 대책을 보니까 벼 재배 면적 조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 재배 면적 신고제와 지역별 감축 면적 할당을 검토한다, 이런 내용도 포함되어 있던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무진: 저는 좀 농업직 공무원이라도 식량 안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들춰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현재 식량 위기라고 하는 지금 세계적 추세도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지역별 감축 면적 할당 같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강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입장인 것 같은데요. 식량 위기라는 시대에 살면 자국의 주식인 쌀의 생산 기반을 흔드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런 정책을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까 제가 앞에서 장황하게 설명했듯이 수입쌀이 매년 소비량 비중에서 높아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나 아니면 관련 공무원들이 좀 더 적극적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윤주성: 농민들이 생각하는 쌀값 안정 대책이 있다면 방금 수입쌀에 대해서 대책을 세워야 되겠지만 혹시 다른 내용도 있습니까?

◆ 이무진: 일본을 잠깐 예로 들겠는데요. 지금 현재 올해 햅쌀이 공급됐음에도 불구하고 예년 대비 1.5배에서 2배 정도가 높고 쌀도 굉장히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있는데요.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잦은 기후 위기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무리하게 진행한 쌀 감산 정책이 원인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주식인 쌀의 가격 안정을 통해서 생산을 지속해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수입쌀 협상을 다시 해야 되는 것이고요. 일본은 수입쌀을 사료용으로 전환한다든가 수입을 하는 일본 스스로가 자기네가 용도를 정해서 소비할 수 있게끔 협상을 맺었거든요. 최소한 우리도 그럴 수 있게끔 협상을 다시 진행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우리 현재의 정부는 정부 보유 물량을 1년 소비량의 3개월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것을 식량 위기 시대라고 자꾸 이야기하고 실제 그런 정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6개월 정도로 보관량을 높여서 재고 관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 시대 자국의 주식을 높여서 관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가격 하락 시 차액을 보전해 주는 목표 가격 제도와 같은 제도를 다시 한번 도입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것도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충분히 주요한 농산물 관련해서는 이런 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쌀이 주식이기 때문에 가격 안정과 생산 지속을 위해서는 그런 특단의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게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후에 정부가 사전에 수급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지금까지 정부 대책을 관련해서 평가해 주신다면요?

◆ 이무진: 최소한 농업직 공무원들이라도 쌀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위치, 아니면 쌀이 한국 문화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쌀이 아무리 소비가 줄어든다고 해도 한국인들의 주식은 쌀이지 밀이 아니거든요. 그러면 쌀을 더 어떻게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정부는 해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어요. 단순히 일반 농산물, 그냥 주식이 아니라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돼서 판매하고 사고 이러는 거래가 되는 그런 식의 상품으로 일반화시킨 것 같아서 너무 아쉽고요. 윤석열 정부의 쌀 정책은 100점 만점이라고 하면 5점조차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쌀 정책 자체가 없다시피 해서 제발 이제라도 주식인 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조금 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 윤주성: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다시 추진하면서 정부가 수입 안정 보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무진: 수입 안정 보험 같은 경우에도 양파, 마늘 원예 채소를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가 이전 정부에서 거의 한국 사례와 맞지 않다고 해서 포기한 정책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정부 정책으로 새롭게 등장했는데요. 현장에서 시범 사업을 통해서 폐지하다시피 한 정책을 새로운 정책인 것처럼 전면화시키는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때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정책이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을 수는 있지만 단순히 농업 정책이 실험하는 정책은 아니잖아요. 안정적으로 이런 정책을 사용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너무 이 정부는 민주당이 뭐 하면 거기에 반대하기 위해서 이런다, 저런다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솔직히 아쉽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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