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부호도 암살 공포에 덜덜… 머스크, 화장실도 보디가드와 간다
국가 정상級 경호 제공하는 ‘미니 비밀경호국’ 운영
부ㆍ유명세 증가할수록, 자신을 노리는 위협에 대한 공포심도 커져
전세계 1위 부호인 일론 머스크(53)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2차 암살시도 뉴스가 나온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왜 트럼프를 죽이길 원하지? 그리고 아무도 바이든/카멀라는 암살 시도도 하지 않지?”라고 썼다. 머스크는 반발이 심하자, 9시간 뒤에 삭제했다. 사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는 그동안 계속 암살 위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자신은 회사 화장실을 갈 때에도 보디가드를 대동할 정도로, 암살 위협에 대한 공포가 심하다. 그래서 국가 정상급 경호를 제공하는 민간 ‘미니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는다.
뉴욕타임스는 13일 머스크의 기업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공개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전세계 1위 부호인 머스크는 미니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을 연상케 하는 보디가드 무리로 자신을 주변과 차단하며, 그의 경호 인력은 부와 유명세가 커질수록 계속 부풀어 올랐다”고 보도했다.
작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머스크가 테슬라의 미래형 트럭인 ‘사이버 트럭’을 공개했을 때, 인스타그램에 현장에서 ‘대량 살상 사건’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했던 자가 사전에 체포됐다.
그 사람은 현장에 접근도 못하고 미국 경찰에 사전에 체포됐다. 그러나 근 40명의 머스크 경호 인력은 모든 참석자들의 소지품을 면밀히 검사하고, 머스크가 무대에 오르고 행사장에 머무는 동안 장내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머스크는 또 이와는 별도로, 경호 문제도 직접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에서 본인이 세운 ‘파운데이션 시큐리티’라는 경호 회사의 보호도 받는다.
NYT는 “머스크는 전세계를 다니며 거물ㆍ유명인사들과 만나고 공개적으로 대마초도 피우는 등 종종 두려울 것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부(富ㆍ2400억 달러 추정)와 유명세가 쌓이고 말을 거침없이 하면서 그에 대한 위협도 커졌고, 그만큼 경호 인력도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전에는 두고 온 키 가지러 차에 직접 되돌아갔지만...
머스크도 전에는 스스럼없이 팬들과 전화, 메시지를 주고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리고 그의 경호에 대한 집착은 다른 세계적인 부호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머스크 경호를 맡은 회사는 ‘개빈 드 베커 앤 어소시에츠(GDBA).’ GDBA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유명 가수ㆍ배우인 셰어(Cher)의 경호도 담당한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머스크 경호를 위해 작년에 240만 달러(31억 6000만 달러)를 GDBA에 지불했다. 올해 1,2월에만 50만 달러를 썼다. 반면에 2015~2018년에는 월평균 14만 5000달러를 그의 경호비로 썼다. 갈수록 자신의 생명에 대한 위협을 심각하게 여긴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자체 보안팀도 있다. 시설물과 행사장 주변을 드론을 띄워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애플은 작년에 CEO 팀 쿡의 경호비로 82만 달러를 썼다. 아마존의 베이조스 경호비는 160만 달러. 작년에 머스크보다 경호비를 ‘훨씬’ 더 쓴 사람은 메타(구 페이스북)의 창업자ㆍCEO인 마크 저커버그로, 메타는 무려 2340만 달러(308억 원)를 저커버그의 경호 예산으로 책정했다.
경호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경호팀은 “미니 비밀경호국처럼 운영되며, 머스크는 기업 CEO가 아니라 국가 정상의 경호를 받는다”고 NYT에 말했다.
재산이 1450억 달러에 달하는 워런 버핏은 오랫동안 1명의 보디 가드만 데리고 다녔다. 소셜미디어 트워터(현 X)의 창업자인 잭 도르시는 종종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혼자 걸어다녔다.
머스크도 과거엔 안 그랬다. 보디 가드도 2명에 불과했고, 자동차 안에 키를 두고 오면 본인이 직접 다시 차에 갔다가 왔다.
그러나 2022년 머스크의 개인 재산은 2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스페이스X는 우주 발사체 시장을 장악했다. 그해 10월엔 트위터도 사들였다. 그의 이름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향한 위협에 대한 위기 의식도 커졌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 군 출신인 보디가드 20명이 함께 다닌다. 이들은 미리 탈출로를 파악하고 그가 들어설 방을 점검한다. 총기 휴대는 물론이고, 의료 인력도 따라 다닌다. 머스크는 이 자신의 경호팀을 ‘보이저(Voyager)’라는 암호명으로 부른다고 한다.
◇”살인 미치광이들이 이름 많이 들을수록, 죽을 확률 높아진다”
머스크가 경호팀과 함께 움직이다 보니, 그 스스로 주변을 더 두려워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과도 단절된다. 작년에 퇴직금 소송을 제기한 직원들의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는 화장실을 갈 때에도 보디가드를 대동한다. 머스크의 경호팀은 자동차 세차, 세탁물 픽업 등 온갖 심부름도 대신 한다. 머스크가 대중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는 그가 얼마나 암살 위협을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발언을 했다. 그는 “살인 미치광이가 당신을 죽일 확률은 얼마나 많은 미치광이가 당신 이름을 들어봤느냐에 비례한다. 결국 많은 이가 내 이름을 많이 들어봤을테고…나는 내가 그들 살인 명단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경호를 맡은 회사 GDBA는 또 시간당 400달러를 받고 ‘위협 평가’를 그에게 제공한다. 또 ‘부적절한 접근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사전에 조사한다.
◇”혹시 의문사한다면, 그동안 알게 돼 즐거웠소” 트윗
러시아의 침공으로 통신망이 붕괴된 우크라이나군에 자신의 ‘스타링크’ 저궤도 통신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에 대한 러시아의 노골적인 위협도 커졌다. 한 러시아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 책임을 언젠가는 지게 될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는 2022년 5월에 “내가 만약 의문사를 당한다면, (미리 말하는데) 당신을 알아서 즐거웠소”라고 X에 썼다.
머스크는 지난 7월에는 ‘사이버트럭’ 행사장과 직원의 협박 메시지를 언급하며 “위험한 시기가 오고 있다. 총기를 소지한 두 사람이 지난 8개월간 나를 살해하려고 시도했다”고 썼다. 법정 기록에는 두 사람 모두 체포 당시 어떠한 무기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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