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가 더 위기”…역대 최저 尹대통령 지지율, 출구 못 찾나
의료대란·김건희 여사 의혹 추석밥상 오른 이후 지지율 추가 하락 가능성
野 “아집으로 의료대란 일으킨 尹…국민 눈총에도 공개 행보 이어가는 김건희 여사”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연이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이어 16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지목되는 의료대란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도 가라앉지 않고 있어 추석 이후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7.0%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2.9%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기존 주간 최저치였던 2022년 8월 1주 차(29.3%)보다도 낮다.
국정 수행 부정 평가도 일주일 전보다 2.6%p 오른 68.7%로,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는 2022년 8월 1주차 때 67.8%였다.
지역별로는 PK(부산·울산·경남)지역, 연령별로는 60~70대에서 하락폭이 컸다. 국정 수행 지지율을 권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5.1%p↓), 인천·경기(4.5%p↓), 광주·전라(4.0%p↓), 대전·세종·충청(1.3%p↓)에서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5.7%p↓), 60대(4.7%p↓), 30대(3.9%p↓), 20대(3.1%p↓), 40대(1.1%p↓)에서 지지율이 내려갔다. 직업별로는 농림어업(9.8%p↓),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6.8%p↓), 자영업(1.0%p↓) 등은 하락했지만, 학생(5.7%p↑)은 상승했다.
이념 보수층과 지지층 결집 약화로 지지선이 무너지며 국정 동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게 리얼미터 평가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의혹과 '채상병특검법' 등을 놓고 야권의 강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진작 낙관론과 궤를 달리한 추석 장바구니 체감 물가가 여론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 추세를 봤을 때 추석 밥상머리에서 '성토의 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명절 이후 민심 이반 고착화' 여부를 살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급실 대란, 김건희 여사 의혹, 채해병 특검법 등이 추석 밥상에 오른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16일 MBC 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후 10%대에서 5%대까지 떨어진 적 있다.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추석 연휴 기간 곳곳에서 의료공백 우려가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15일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문틈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119 구급대는 대학병원 2곳, 종합병원 1곳, 정형외과 전문병원 1곳 등 의료기관 4곳에 문의했으나 받아줄 병원이 없었고, 결국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94㎞ 떨어진 전주에 있는 정형외과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같은 날 충북 청주에서 양수가 터진 30대 임신부가 병원 75곳의 진료 거부 끝에 6시간 만에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의 공개 행보에 대한 설왕설래도 연휴 내내 이어지고 있다. 김 여사는 대통령 외교 일정에 동행하는 배우자 외교 재개에 이어,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각각 방문해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13일에는 윤 대통령과 추석 인사 동영상에 등장했다. 또 연휴 중인 15일에는 서울 은평구에 있는 장애아동거주시설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해 발달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린 뒤 간식 배식을 도왔다. 놀이시설과 운동기구 등을 청소하기도 했다.
공개 행보에 나선 김 여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조승래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6일 서면 논평을 통해 "추석에까지 대통령 부부가 보여주기식 쇼로 민심을 우롱하니 국민은 울화통이 터진다. 특히 국민의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 않는 김 여사의 파렴치한 활동 재개"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를 꼽으며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민생을 파탄 내고 아집과 불통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고도 반성하지 않는 윤 대통령을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이 연루된 채해병 특검, 김건희 특검에 잇따라 거부권을 행사하며 민의와 싸우고 있다"고 했다.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16일 YTN 라디오에서 "김건희 여사의 행보는 대통령의 지지도뿐만 아니라 국정 전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여사는 여러 가지 구설수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국민 앞에 보이면 보일수록 문제가 된다. 검찰이 (명품백 수수의혹에) 무혐의 결론으로 간다고 해서 본인이 (마포대교) 시찰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왜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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