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해야지” “제발 가만히”…김건희 여사 공개 행보에 ‘與 잠룡’들도 일침

변문우 기자 2024. 9. 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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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일주일 동안 ‘마포대교’ ‘명절 영상’ ‘장애아동 봉사 현장’ 동분서주
유승민 “민심 어떤지 알아야”…홍준표 “온갖 구설수 올랐는데 참고 있어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한가위 명절 인사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추석 연휴 기간 적극 공개 행보에 나선 김건희 여사를 타깃으로 여권 내부에서도 일침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여권 중진들도 김 여사를 향해 "제발 좀 가만히 계시면 안 되나. 민심이 어떤지 대통령 내외분이 정확히 알아줬으면 좋겠다(유승민 전 의원)", "답답하시더라도 지금은 나올 때가 아니다.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홍준표 대구시장)"며 직접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다.

최근 일주일 동안 김 여사는 공개 일정들을 소화하며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경찰과 함께 방문한데 이어, 13일엔 윤석열 대통령과 한가위 명절 메시지 영상에 등장했다. 또 15일엔 서울 은평구 장애아동 거주시설인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해 발달장애 아동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간식을 배식하고 시설 청소를 하는 등 봉사활동에 나섰다.

김 여사의 이 같은 행보에 여권 내부에서도 자중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앞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는) 지금 국민들이 본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처신하는데 조심을 좀 해주면 안 되냐는 생각"이라며 "제발 좀 가만히 계시면 안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상한 사람(최재영 목사)한테 고가의 디올백을 받는 걸 전 국민이 다 봤는데, 김건희 여사 본인이 한 번도 국민 앞에 나와 진솔한 자세로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공직자의 부인으로서 '정말 잘못된 처신'이라고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그렇게(김 여사 의혹에 대한 불기소 권고) 하고 나니까 갑자기 보란 듯이 나와 공개 행보하는 건 상식적으로 민심이 어떤지 대통령 내외분들이 정확히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가세했다. 그는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여사는) 답답하시더라도 지금은 나오실 때가 아니다. 직접 공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국민들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며 "지금 온갖 구설수에 다 올라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행자가 '김 여사의 행보가 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하는 등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냐'고 묻자, 홍 시장은 "긍정적으로 봐야 되는데 지금의 각종 구설수 때문에 국민들이 그걸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악의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좀 참고 계시는 게 좋지 않을까. 소나기가 내릴 때에는 피해가는 게 옳다"고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 여사를 추석밥상 화두에 올리기 위해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의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5일 김 여사의 각종 공개 행보를 두고 "아무런 공직 권한도 없는 대통령 부인이 스스로 대통령과 동격이라고 여기는 것인지 황당하다"며 "지금 김 여사가 가야 할 곳은 특검 조사실"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마포대교 일정을 두고 "(본인이) 통치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튿날(16일)에도 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석에까지 대통령 부부가 보여주기식 쇼로 민심을 우롱하니 국민은 울화통이 터진다"며 "특히 국민의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 않는 김 여사의 파렴치한 활동 재개는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취임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 중인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거론하며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민생을 파탄 내고 아집과 불통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고도 반성하지 않는 윤 대통령을 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이 연루된 채해병 특검, 김건희 특검에 잇따라 거부권을 행사하며 민의와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석 민심은 국민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역설했다.

한편 대통령실에선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지자 "대통령이 챙기지 못하는 곳의 목소리를 챙기는 게 영부인의 역할"이라며 반박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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