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주워 한 달 넘게 보관 50대…1심 이어 2심도 무죄

수원법원종합청사 입구. 경기일보 DB

 

다른 사람이 분실한 아이패드를 주워 한 달 넘게 보관하고 있다가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문주형·김민상·강영재)는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7일 오후 아파트 단지 내 배드민턴장 벤치에서 B씨가 분실한 100만원 상당의 아이패드 1대를 습득한 뒤 반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B씨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확인하고 같은 해 12월 21일 A씨 집에 방문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패드에 부착된 이름표와 반려견 사진 등이 제거됐고, 이는 아이패드를 돌려줄 마음이 있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비밀번호 해제 실패로 화면에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뜨며 자료가 모두 삭제돼 피고인에게 불법 영득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배우자가 같은 해 12월30일 피해자가 올린 아이패드 분실 관련 게시물에 ‘연락주시면 전달 방법을 상의드리겠다’는 취지의 댓글을 기재하고, 경찰에 아이패드를 임의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반환 요구를 회피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해 면밀히 살펴보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안형철 기자 goahc@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