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겪는 코스피…어떤 주식 살까[추석 이후 증시①]
이달 반등 모색 일러…11월부터 반등 전망도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이달 들어 코스피가 2500선까지 후퇴하며 조정을 겪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국내 증시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3.7%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700선에서 2500선으로 밀려났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9개월여 만의 연속 하락세다. 지난 9일에는 '블랙먼데이'가 재현되며 한 달 만에 장중 2500선을 이탈하기도 했다.
다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12일 2.34%, 13일 0.13% 이틀 연속 반등하며 2570선에서 마감했다. 이는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와 연휴를 앞두고 불확실성 회피 심리가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4조8349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팔자'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연일 시장이 흔들리던 이달 들어 5조1872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증권가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추석 연휴 직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회의가 연이어 예정돼 있고 11월 미국 대선 등 이벤트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상승보다 하락의 모멘텀이 여전히 강한 시장이다. 금리 인하가 9월에 마무리되는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시장과 연준의 견해 차이가 계속 있을 가능성이 높아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반도체 기업의 주가 부진, 원화 강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한국은행의 제한적인 정책 여력, 수출 모멘텀 둔화, 낮아지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 등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며 부진하다"며 "배당 등 우호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활용해 베타보다 알파를 추구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과 안정적인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방어적 포트폴리오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배당주나 통신, 은행, 유통, 가스, 식료품 등 경기 방어주나 해운, 방산, 보험, 증권 등 실적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전략을 취하는 것을 추천했다.
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뱡향성이 추세적인 하락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투자 수익 보다 위험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얘기"라며 "주식에서 안정된 비중을 늘리고 경기에 민감하거나 베타가 높은 주식은 비중을 조금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내외 매크로 환경은 주식시장에 부정적 투자심리가 정체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당분간 전술에 큰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 제약, 담배,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 위주로 비중을 유지하는 게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금리 인하기 리츠의 고배당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및 이익에 대한 의구심이 잔존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도 남아있어 당분간 방어적 업종 관심은 유효하다"며 "금리 인하와 맞물리며 리츠의 고배당 메리트 매력이 부각된다. 리츠 육성을 위한 정부 정책에 따라 배당 투자 중심의 수급 유입 가능성도 긍정적 요소"라고 판단했다.
하나증권은 시장 변동성 속에서 낙폭과대 매수로 접근하기 보다 중장기 투자에 알맞은 실적주 대응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 구간에 현재 실적 개선(중장기 성장률 및 실적상향) 종목의 조정을 중장기적 투자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한미반도체, 크래프톤, LS, 삼양식품, CJ, HD한국조선해양, 삼성생명, 현대로템,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등 종목을 꼽았다.
추석 이후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공포가 상당부분 반영됨에 따라 코스피는 2600선 이하에서 매도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다"며 "추석 연휴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매물 소화 과정에서 3분기 저점 형성되며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이달 증시에서 반등을 모색하기는 이르고, 11월 초에는 미 대선, FOMC 이벤트를 앞두고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하강, 트럼프 무역분쟁 리스크, 금투세 시행 가능성, 부동산 때문에 지연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강 국면을 지나고 나면 충분히 싸진 국내 증시에서 다시 기회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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