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도 못뗀 국회 연금개혁 논의…`연금특위 설치` 신경전만

전혜인 2024. 9. 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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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년만에 국민연금 개혁안을 공식 제시하면서 연금 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왔지만,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는 100일이 넘도록 첫발도 떼지 못한 채 설전만 거듭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연금개혁 논의 기구조차 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부안에 대한 입장도 여야가 극명히 갈려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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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모수개혁 접점 찾을까…'절충안' 합의 가능성도
연합뉴스

정부가 21년만에 국민연금 개혁안을 공식 제시하면서 연금 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왔지만,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는 100일이 넘도록 첫발도 떼지 못한 채 설전만 거듭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연금개혁 논의 기구조차 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부안에 대한 입장도 여야가 극명히 갈려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안정성과 지속성을 중시하는 정부안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정부안에 대해 연금 지속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방안이라고 호평하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조속히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 중층구조를 총체적으로 손보는 구조개혁을 위해선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 사안을 통합해서 다룰 수 있는 특위를 설치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개혁부터 처리하고, 내년 정기국회에서 구조개혁을 달성하자는 구체적 타임라인까지 제시했다.

반면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중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2%'를 제시한 정부안에 대해 노인 빈곤을 심화시키는 졸속 개혁안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또 지난 21대 국회에서 연금특위가 제대로 된 성과 없이 종료한 만큼 특위를 다시 별도로 가동하는 것보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해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연금특위 설치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연금개혁 협상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 비율에 따라 구성되는 상임위와 달리 특위는 통상 여야 동수로 구성된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거대 야당이 주도하는 복지위보다 특위 신설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원내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은 정부안 발표가 우선이라더니, 정부안 발표 이후에도 협상에 임하지 않고 비판만 하고 있다"며 "개혁 발목잡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원내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에 진정성이 있다면 개혁안을 법안에 담아 국회에 제출하면 된다"며 "특위를 고집하는 것은 정치공세이자 꼼수"라고 반박했다.

다만 여야가 지난 21대 국회 막판 협상에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 방안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면 이견이 적은 모수 개혁만큼이라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지난 12일 연금 개혁 정책간담회에서 소득대체율에 대해 "(정부 안 42%와) 민주당이 생각하고 있는 45%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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