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정해인의 재발견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4. 9. 1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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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정해인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180도 다른 서늘한 얼굴을 꺼냈다. 새로운 도전이 부담이었을 텐데도 오히려 설렘을 안고 인물에 깊이 파고들었고, 끝내 어려운 도전을 해낸 정해인이다.

지난 13일 개봉된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으로, 정해인은 ‘베테랑’ 시리즈의 2대 빌런 박선우를 연기했다.

지난 2015년 서도철이라는 정의로운 형사와 재벌 3세 빌런 조태오(유아인)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1300만 고지를 넘어선 ‘베테랑’이다. 9년 만에 공개되는 속편이고, 1편의 조태오가 빌런 캐릭터의 새로운 역사를 쓴 만큼 ‘베테랑2’의 빌런을 누가 할지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정해인이 2세대 빌런으로 ‘베테랑2’에 새롭게 합류했다. 늘 선하고 유한 이미지의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했던 만큼 정해인의 출연 소식은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선역인지 악역인지 혼란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해인도 류승완 감독이 자신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물어봤단다. 정해인은 그 당시 류승완 감독의 대답에 대해 “저의 전작들을 보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셔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생애 첫 악역 연기는 정해인이 반드시 ‘베테랑2’를 해야 했던 이유 중에 하나였다. 늘 새로운 도전에 대해 갈망하고 있던 정해인에게 처음으로 악역 연기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정해인은 이에 대해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환영이다. 도전은 설렘과 두려움을 같이 주지만, 설렘이 더 크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계속 비슷한 것만 하면 안 신선하지 않나. 그건 배우가 제일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박선우라는 인물은 연기하기 만만치 않은 캐릭터였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지만, 그의 행동 동기는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다. 아니 없다. 정해인도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동기가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이에 나름 박선우의 전사를 만들어 이해해 보려고 했다. 정해인은 “박선우라는 인물은 나르시시즘과 소시오패스 성향이 다분한 인물이다. 자신으로 인해서 혼란스러워진 사회를 즐기고 사람들이 ‘해치’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칭송하는 거에 대해 쾌감을 느끼는 인물”이라고 스스로 해석한 박선우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정해인에게 그런 설정과 해석을 다 제쳐두고 상황에만 집중해서 연기하기를 주문했다. 정해인은 이에 대해 “정의로운 심판자였던 ‘해치’가 나중에는 죄가 없는 사람도 죽이려고 하지 않나. 전사와 사연이 없었기 때문에 박선우에게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 감독님이 원하셨던 게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해인은 박선우를 연기하기 위해 소시오패스 성향의 범죄자들과 프로파일러들의 면담 영상을 찾아봤다. 이를 통해 상대방에게 계속 시선을 두면서 움직임이 적은 특징들을 찾아냈고, 그대로 박선우에 녹여냈다. 정해인은 “박선우가 후반부에는 마스크와 모자를 쓰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연기할 때 시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해인은 박선우가 미소를 짓는 이유에 대해서도 “박선우가 미소를 짓는 건 자신이 원하는 상황과 짜놓은 판대로 움직일 때다. 경찰이 된 것도 사회가 자신으로 인해서 혼란이 더 빠지게 되는 것에 대해서 쾌감을 느끼니까 쾌감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경찰이 된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선우에 깊이 몰입한 정해인은 애드리브로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렸다. 특히 민강훈(안보현)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는 것도 정해인의 애드리브였다고. 정해인은 “저도 제가 왜 ‘안녕?’을 했는지 모르겠다.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라고 했다.

이어 정해인은 “그런 연기들이 순간순간 나왔다. 제가 연기를 해놓고 놀랐던 부분은 안전가옥에 전소장(정만식)을 데려다주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데 비누를 만지고 싶지 않아서 망설였다.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의 설렘과 더불어 ‘베테랑2’는 정해인에게 많은 자산을 남긴 작품이다. 특히 선배인 황정민과의 연기는 정해인에게 많은 귀감이 됐다. 정해인은 “처음에는 선배님이 현장에서 엄하시지 않을까란 걱정이 있었는데, 굉장히 섬세하고 배려심이 넘치시는 분이다. 현장에서 너무 많이 배웠다”고 했다.

특히 정해인은 “가장 놀랐던 건 제 바스트 신을 찍는데 앞에서 연기를 해주시더라. 본인 바스트 신을 연기할 때 그 이상의 연기를 해주셨다.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황정민에 대한 깊은 감사를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NM]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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